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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1-21 10:39
[종합]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양김 시대' 역사속으로 사라지다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을 지낸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0시 22분(시애틀시간 기준 21일 오전 7시22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서거했다. 향년 88세.
김 전 대통령은 서울대병원 특실에서 머물다 최근 병세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인해 끝내 숨을 거뒀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열과 호흡곤란으로 인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며, 상태가 악화돼 21일 오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그동안 고령인데다 지병을 앓으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져 종종 서울대병원에서 며칠씩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었다.
지난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전 대통령마저 서거함에 따라 한국의 현대정치사를 이끌어왔던 이른바 '양김 시대'의 주역들이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정부는 김 전 대통령의 장례 형식과 절차 문제 등 후속 조치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1927년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에서 멸치어장을 하던 부친 김홍조(金洪祚)옹과 박부련 여사의 3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은 장목 보통소학교와 경남중·고를 나와 서울대 문리대 철학과에 진학했다.
1952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장택상 국무총리의 비서가 된 김 전 대통령은 1954년 제 3대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하고 26세의 나이로 자유당 후보로 나서 최연소자로 의원에 당선된다. 이어 5·6·7·8·9·10·13·14대 의원에 당선됨으로써 9선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김대중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우리나라 민주화를 이끌며 정치를 해오다 1992년 12월 14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2월 취임함으로써 32년간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종식시키고 문민(文民)정부를 출범시켰다.
1994년 마틴루터킹센터가 수여하는 세계적인 인권운동 평화상인 비폭력평화상을 받았으며 1995년 뉴욕에서 열린 국제연합 50주년 기념총회에서 연설했다.
그의 업적 및 공과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대선 승리후 김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 군 개혁, 금융실명제 전격 시행 등 강력한 개혁·부패척결 정책을 폈다.
1993년 2월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부터 군부 사조직인 하나회를 해산시켰고 제5공화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구속 수감됐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해 갑자기 1차 북핵위기를 맞았고, 이후 대북정책이 '냉·온탕을 왔다갔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자신과 가족들의 재산을 전격 공개했고 총액수는 17억 7,822만원이었다. 그러면서 이것이 "역사를 바꾸는 명예혁명"이라며 공직자들의 재산공개를 종용했고 삼부요인과 고위공무원들이 연이어 재산을 공개하게 됐다.
종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측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며 물질적 보상문제는 필요하지 않다면서 그런점에서 도덕적 우위를 가지고 새로운 한·일 관계 정립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첫해 5·13 특별 담화를 통해 "문민정부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정부"라고 선언했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권력자들이 비자금을 축척하지 못하도록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그 밖에 공직자윤리법도 도입해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어냈고 육군 상록수 부대를 소말리아 평화유지군(PKO)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또 지방 자치제를 확대시켜 광역시도지사 및 시장, 군수 등을 직접 주민이 선출하게 했고, 민족 정기 회복을 위해 총독부 청사를 해체해 경복궁을 복원했다.
1996년 12월에는 '선진국 클럽'인 경제 협력 개발 기구(OECD)에 가입해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에 이어 2번째로 OECD 회원국이 되었다.
하지만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1,500여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를 겪었고, 1996년 8월 연세대에서 터진 한총련 사태로도 1,200여명의 전경, 학생들이 부상을 당했다.
집권 5년차 터진 '한보철강'의 보도 사태는 기아자동차 등의 도미노식 부도사태로 이어졌고 결국 임기말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때 한보사태 수사중 김 전 대통령이 아들 현철씨가 한보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의 지탄을 받았으며 김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이 세워져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10년 1월 서울 상도동 자택과 거제도 땅을 포함해 50억원에 이르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뜻을 밝혔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손명순 여사와 차남 현철 씨 등이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은 현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으며 빈소는 1호실에 차려질 예정이다. 유족측은 서울대병원에 5일장을 치르기로 통보했으며 발인은 2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