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리의 군인들이 20일(현지시간) 수도 바마코 소재 고급 호텔인 래디슨 블루 인근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호텔서 130여명 7시간
인질극 벌여
외교부 "말리 체류 한국인 20여명 포함여부 파악중"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로 130명이 사망한 지 1주일 만에 아프리카에서 대규모 인질극이 벌어져 최소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계가 ‘테러 공포’에 빠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0일 오전 7시께 무장 괴한들이 서아프리카 말리 수도인 다마코 도심에 있는 5성급
호텔인 래디슨블루 호텔을 습격했다.
호텔 관계자는 “약 10명의
무장한 남성들이 호텔에 도착한 직후 호텔 앞 모든 경비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며 “괴한들이 호텔에 자동 소총을 쏘면서 진입했으며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외신은 괴한이 2명이거나 3명이라고 밝혀 범인들이 몇 명이었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괴한들은 AK-47 총으로 무장한 뒤 외교관 번호판이 부착된
차량을 탑승하고 호텔로 와서 습격을 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투숙객 125명과 직원13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말리 군인과 경찰은 전체 190개 객실을 보유한 이 호텔 주변을 봉쇄했다 진입 작전을 펼쳤고 미국과 프랑스군도 이번 호텔 진입 작전에
동참하면서 7시간여만에 인질극을 진압했다.
USA 투데이는 “익명을 요구한 UN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인질극으로 투숙객과 직원 등 최소 27명이
숨졌고, 괴한이 경찰과 대치하면서 총격을 주고 받으며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호텔을 습격한 괴한들은 쿠란 구절을 아는 인질을 석방하면서 호텔 안에 있었던 전체 170여명 가운데 30여명을 풀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사망자의 인적 사항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프랑스 국적자도 포함돼 있으며 투숙객 중에는
중국인과 인도인 등 외국인이 많이 포함돼 있다. 한국 정부도 말리에 체류중인 것으로 파악된 20여명의 한국인 가운데 인질로 잡혔거나 희생자 가운데 포함됐는지 여부를 파악중이다.
인질극을 벌인 주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말리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안사르 디네(안사르 알딘)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 호텔은 말리 주재 외교관들이 다수 머무는 단지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며 ‘에어프랑스’ 직원을 포함해 서방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숙소로 알려졌다.
말리에서는 지난 3월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바마코의 한 음식점이
이슬람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아 5명이 사망했고, 서북부 세바레
지역에서도 지난 8월 무장 괴한들이 비블로스 호텔에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정부군과 유엔 직원 등 9명이 숨진 바 있다.
프랑스는 말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확대하자 2013년
말리 정부군을 지원하고자 군대를 파견하는 등 말리에 군사적 지원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