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TV 프로그램 ‘힐링 캠프’에 출연한 뒤 '힐링 멘토'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은 법륜스님의 시애틀 강연회가 노동절인 2일 오후 3시 렌튼 카코 극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강연은 매년 9월 미국과 캐나다의 한인 밀집 지역을 찾아 특유의 즉문즉설을 통해 이민 생활에 지친 교민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는 스님의 정기 미주 순회 강연의 첫번째 일정으로 치러졌다.
300석 규모의 객석을 거의 채운 가운데 법륜스님은 사회의 발전과 개인의 행복에 관한 주제 연설로 강연을시작했다.
스님은 수십년 간 우리 경제는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발전의 이면에는 파괴가 있고, 자원의 낭비도 심각함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회나 개인이 모두 잘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결과 우리는 더 행복한가? 변화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내 삶의 방향을 전환해야 하지 않는지 잘 점검해 보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종교에, 운명에,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하지 말라. 내 인생의 주인이 되라. 모든 결과는 나의 책임이다. 이것은 기쁜 소식이다. 결과의 책임이 나에게 있으므로 나를 고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제 연설에 이어 즉문즉설이 펼쳐졌는데, 이날은 “남북 통일에 해외 교민으로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55세인데, 사업을 정리해야 할지 말지 망설여진다”, “왜 남은 잘 용서하면서 가까운 사람은 용서하기 힘드는가?”, “스님이정치 문제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힘들게 번 재산을 아무 노력 없이 차지하는 며느리가 미운데 어떻게 하나?”, “여기서 살고 싶은데, 어머니의 소원대로 귀국해야 하나?” 등 다양한 주제의 질문이 쏟아졌다.
통일 문제에 대해 스님은 “일본의 예를 볼 때 한국 경제도 장기 침체를 겪기 쉬운데, 통일이 이를 타개하는 중기 대책이될 수 있다”며, “초기의 통일 비용은 장기적인 투자로 받아 들여야 한다. 미국의 정책에 중국이 공조하는 대가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보전이 용인되면 통일이 어렵게 된다. 통일된 한국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미국 정치인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바로 통일을 위해 미국 교민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55세 사업가 질문에 대해서는 “사업을 정리하든 계속하든, 자기 내면을 깊이 들여다 보고 난 후에 결정을 내리는 게 좋다. 철저한 자기 점검이 없으면 어떤 결정이든 후회하기 쉽다”고 답한 뒤 “그 나이는 사업 확장을 계획하기보다는, 가족과 이웃을 돌아 보고 대화하며 포용하고 베푸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다. 후회 없이 죽을 준비를 하라. 살 때는 함부로살다가 죽음이 임박하면 더 살기 위해 매달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고, 후회없는 삶을 살다 미련없이 죽음을 맞이하라”고 말했다.
한편 스님은 가까운 사람을 용서하기가 더 어려운 이유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나의 상처를 건드리기가 쉽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용서와 포용을 강조했다.
스님은 “이 세상 가장 작은 존재까지 하나님의 자식임을 일깨우신 예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동안 장내가 숙연해지고 끝내 감동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어 잘난 자식만을 사랑하는 현대에는 엄마가 없고 이웃집 아줌마만 있노라고 비판하며, “잘난 아이를 좋아하는 것은 이웃집 아줌마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이가 모자라면 모자란 채로 포용하고, 너에게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음을 가르쳐 꿋꿋하게 살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진정한 엄마다. 모자라는 아이에게 높은 잣대를 들이대 아이로 하여금 부모의 기대에 못미치는 자신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것은 엄마 자격이 없다”고 못박았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삶을 피곤하게 살지 말라고 충고했다. “지금 여기 이 상태로 자유로워지라. 행복을 찾아 조건을 바꾸면 방황하게 될 뿐이다. 소중한 삶을 허비하지 말고 지금 자유로운 사람이 되라”는 충고로 2시간40분의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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