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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3-07 01:05
마스크 2장, 1주일 나기…"사용후 햇볕에 1시간 넘게 말려라"
필터 정전기 집진기능, 물세탁하면 변해…열·에탄올에도 취약 수분 오염도 방지해야…앞면 만지지 말고 양쪽 끈 잡고 착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정부가 제시한 '1인당 마스크 2매' 정책이 6일 시작됐다. 이 정책에 따르면 한 사람은 1주일에 최대 2장의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다면 2장의 마스크로 1주일을 나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마스크를 비교적 오래, 여러 번 착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말(침방울)을 차단하는 필터의 성능을 보전하고 △마스크를 오염으로부터 보호를 핵심 방책으로 제시했다. 면 마스크에 필터를 사서 부착하는 방법도 있다.
◇'MB필터' 물세탁에 취약…면마스크에 필터 부착도 방법
KF80·94 등 보건용 마스크에는 'MB(멜트블로운)필터'가 장착된다. 부직포 재질의 이 필터는 고체 폴리프로필렌(PP)을 녹인 후 이를 노즐을 통해 섬유형태로 방사(放射)해 만드는데, 마스크의 비말 차단 기능이 바로 MB필터에서 나온다. 필터가 더 촘촘하게 짜여있을수록 외부 입자 차단기능이 우수하고, 여기에 따라 KF80·94 등 등급이 결정된다.
MB필터가 비말이나 미세먼지 등을 막을 수 있는 건 필터에 '정전기 성질'이 있어서 외부 입자를 붙잡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에 닿으면 이 정전기 성질에 변화가 생긴다. 마스크를 오래 이용한다고 해도 절대로 물세탁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물론 필터가 따로 부착돼 있지 않은 면 마스크는 빨아써도 무방하다.
또 이 필터는 섬유의 길이가 짧은 '단섬유'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서 얇고 외부 자극에도 약하다. MB필터가 마스크 외부 겉면에 쓰이는 SB부직포 안에 들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열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으니 전자레인지나 헤어드라이어 등을 이용해 뜨거운 열로 말리는 행위는 금물이다. 에탄올 소독도 오히려 필터를 망가뜨릴 수 있다.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마스크를 빨아쓰신다고도 하는데 물세척만큼은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물이 닿는 순간 KF 효능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밖의 요인에 대해서는 "열이나 강한 자외선 등 여러 요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사용자의 생활습관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터가 장착된 공적마스크는 수량이 넉넉지 않다 보니, 정전기 성질이 있는 MB필터를 직접 사서 면 마스크에 부착해 쓰는 방법도 대안으로 강구되고 있다.
양진영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차장은 지난 4일 면 마스크에 정전기 필터를 장착해봤더니 비말 차단효과가 상당부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보다 앞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도 면 마스크에 정전기 필터를 장착하면 KF80·94 수준의 비말 차단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달환 식약처 보건연구관은 "MB필터가 소량으로도 판매되고 있고, 면마스크는 계속 세척하되 이 필터만 교체해주면 오래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스크가 오염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벗는 과정에서 부직포 면에 손이 닿지 않게 주의해야 하고, 마스크가 뽀송뽀송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관리해야 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분이 있으면 정전기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침에는 항상 균이 있기 때문에 (침으로 생긴 수분은) 균이 잘 자랄 수 있는 배양지가 된다"며 "이 경우 마스크에 묻어있는 균을 오히려 들이마시게 되므로,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두고 1시간은 말려야 한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보건용 필터마스크에 한해, 환자가 아닌 경우에 2~3회 다시 사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며 "단 재사용이 불가피하다면 깨끗한 환경에서 잘 건조시켜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 교수는 "마스크가 젖어 있는 상태에서 재사용하면 안 되고, 통풍이 잘 되는 환경에서 바람으로 건조시키거나 햇볕에 말리는 게 좋다"며 "쓰고 벗을 때에 마스크 앞면을 만지지 말고, 꼭 끈을 양쪽으로 잡은 상태에서 쓰고 벗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살균제를 뿌리거나 열을 가하는 등 물리적 자극을 가하면 필터가 망가진다"고 덧붙였다.
'일회용'이라는 사용 기준에 사람들이 혼란을 겪는 데에 대해서는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판단하되, 마스크를 깨끗하게 유지만 한다면 안 쓰는 것보다 낫다는 게 원칙이라는 조언이 뒤따랐다.
정 교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군을 제외하고는 1주일에 2장 사용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1회용은 마스크를 하루종일 쓰는 상황을 가정해서 1회용이라고 하는 것이므로, 출퇴근 때만 잠깐씩 쓰는 경우라면 관리를 잘 해서 며칠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원칙은 마스크를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게 낫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1인당 마스크 2매 제한 정책에 따라 전국 약국에서는 6일부터 신분증 확인과 판매이력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출생연도에 따른 5부제 판매는 오는 9일부터 도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