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죽을판" 집단면역 실패한 스웨덴 의료진 '줄행랑'
과로·저임금 탓…휴가도 불가능해 유일한 탈출구 '사임' 택해
1년간 코로나19 대처하느라 정신적·육체적 피로감에 싸인 스웨덴 의료진들이 최근 두번째 유행을 맞아 일을 그만두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스웨덴의료인조합의 시네바 리베이로 위원장은 "상황이 끔찍하다"면서 "지난 3월 1차 대유행 이전에도 중환자실 전문 간호사 등이 부족했는데 이번 재유행으로 더욱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이같이했다.
리베이로 위원장은 "이미 지난 5월 소속 의료인들은 상황이 감당할 수 없는 정도라고 말했는데 현재는 의료인들이 봄에 비해 더 줄어서 중환자실(ICU)을 확대하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집단 면역 전략에 따라 느슨한 방역 조치를 취했다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결국 실패했다.
의료인들 특히 간호사가 자꾸 일을 그만두는 것은 과로와 낮은 임금 때문으로 분석된다. 의료진들은 코로나19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길고 힘든 교대 근무로 지칠대로 지쳐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휴가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 부족으로 이것이 불가능하자 사임을 유일한 탈출구로 여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웨덴 방송 TV4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의 21개 지역 중 13개 지역에서 현재 보건의료인의 사직이 1년 전에 비해 한달에 500건 이상 급증했다. 중환자실 보조 간호사였던 한 여성은 자신이 1년간 받은 3만3600달러 기본급으로는 먹고 살 수 없어 일을 그만두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 종사자들을 충원할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어디서 구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수도인 스톡홀름은 군 보건의료 인력을 추가로 요청했지만, 군이 도울 수 있는 인력 자원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 사이 비응급수술을 미루고 어린이병원 의료진 100여 명이 중환자실로 재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이웃 국가인 핀란드는 스웨덴을 돕겠다면서 중환자실이 필요한 스웨덴 환자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웨덴은 그보다는 먼저 환자 수가 많지 않은 자국내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ICU를 확보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스웨덴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32만명을 넘어서 세계 36번째로 감염자가 많다. 누적 사망자는 7514명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코로나19로 1400명이 사망했다. 이웃인 노르웨이에서는 약 100명, 핀란드에서는 80명이 사망한 데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지난 9일 기준으로 스톡홀름의 경우 160개 ICU 병상 중 99%에 환자가 찼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