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째 목회가족 이끌며 참사랑 실천!
결혼 80주년 기념식 갖고 은혜로운 새 아침 열어
“100세 인생을 누린다는 것은 신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한평생 목회자의 길을 걸어온 정용철 원로목사가
무술년 새 아침에 100세(上壽) 시대를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 원로목사는 재작년 11월 정필규(98) 사모와 결혼 80주년 ‘오크웨딩’ 기념식을 가져 ‘백년해로’의 부부애를 세상에 알리면서 교계와 한인사회로부터 열렬한 축하인사를 받았다.
지난 70여년동안 주의 종으로 살아오면서 기독교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정 원로목사는 “지난 한 해를 감사로 보내고 새로 주신 또 한 해를 기쁨으로 살겠다”고 신년소감을 밝혔다.
오리건 한인사회를 대표해서 신년 인사차 찾아간 강대호 한인회장과 오정방 이사장을 반갑게 맞이한 그는 큰아들 정재두(81) 목사와 함께 워싱턴주 페더럴웨이에서 살고 있다.
정 원로목사는 기력이 쇠퇴하고 보행이 불편해 보였으나 파란색 넥타이 차림에 정장을 하고 의자에 앉아 또렷또렷한 목소리로 100세 인생의 발자취를 떠올렸다.
정 원로목사는 현대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노화는 근심과 걱정이 아닐 수 없지만 늙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늘이 내려준 나이를 감사와 기쁨으로 살아갈 것을 당부하면서 “하나님이 허락해 주신다면 120세까지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리건주 한인 은퇴목사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1918년 경상북도 영양군에서 출생하였으며 일본 동경 신학대학과 청산학원을 거쳐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목회학을 연구했다.
데이비스 앤 엘킨스 대학에서 명예 신학박사학위를 받았고 1950년 홍해 제일장로교회 목사를 시작으로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서울 신암장로교회와 워싱턴 한인연합장로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다가 1983년 은퇴했다. 은퇴 후에도 2개 한인교회를 개척하여 시무하고 7개 교회 인터림 목사로 시무하기도 했다.
정 원로목사는 찬송가 14곡을 작사한 한국 찬송가위원이며 시와 수필작가로도 문단에 이름을 올렸고 미주 한인교회 100주년 목회공로상인 ‘미 한백상’을 수상했다.
그는 한국 기독교 교육협회 회장과 한국 목회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1974년 워싱턴DC에서 한인봉사센터를 설립하여 초대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한인들의 이민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정 원로목사는 한인봉사센터를 통해 메릴랜드주 사회복지사업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메릴랜드 주지사로부터 감사장을 수여받았다.
목회자를 양성하는 영하장학재단을 설립해 현재까지 96명의 목회자를 배출한 그는 부친 정주부 목사의 뒤를 이어 큰아들 정재두 목사와 손자 정계성 목사로 이어지는 4대째 목회자 가족을 이끌어오고 있다. 시애틀과 한국을 오가며 죽음의 문제에 대한 인문학 강의로 유명한 정재현 연세대 종교철학과 교수이자 목사도 조카이다.
81세에도 불구하고 극진한 정성으로 아버지를 보살피고 있는 정재두 목사는 포틀랜드에서 갈보리장로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다가 은퇴했다.
페더럴웨이 문화대학에서 컴퓨터와 사진교실 강의 등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지난해 신인 문학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또 100수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정필규 사모는 컴퓨터 게임을 할 만큼 눈과 귀도 밝아 정 원로목사와 함께 인터넷신문을 보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100세 시대를 연 정 목사는 “너는 내 멍에를 메고 나를 배우라”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면서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에 감사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고 새로운 또 한 해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