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태 대비용 비축이냐, 비효율적 업무냐 논란
주 정부 "마스크 품귀 사태 대비해 보관"해명
워싱턴주의 코로나사태가 9일 동안 하루 감염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제3차 대유행으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주 정부가 최고급 마스크 3,000만장을 창고에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각급 병원들이 현재도 의료용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주 정부가 주내 전체 의료진에 1인당 거의 100장씩 분배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을 낮잠재우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주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마스크 확보 상황을 훨씬 좋아진 편으로 올봄과 같은 마스크의 품귀위기에 대비해 물량을 비축해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주정부가 9,000여만 달러 상당의 마스크를 쌓아 놓고도 적재적소에 제때 분배하지 못하는 등 비효율적 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주정부에 따르면 주 정부는 코로나 사태이후 현재까지 모두 4억700여만 달러를 들여 마스크, 가운, 장갑, 소독제 등 방역용품을 구입해 절반가량을 이미 배포한 상태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일선 의료진은 물론 경찰관, 교도관, 물품 배송원 등 필수직종 종사자들이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N95 마스크도 약 600만장을 배포했지만 아직도 이 마스크의 80% 이상이 창고에 쌓여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12일 심층보도를 통해 공개했다.
N95 마스크는 미국에서 제작된 마스크로 한국에서 제작된 KF94마스크, 중국제인 KN95 등과 같은 급으로 정확하게는 의료진용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맞이해 일반인들도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N95나 KF94, KN95 등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이처럼 엄청난 양의 마스크가 창고에 썩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제이 인슬리 주지사의 수석자문관인 리드 슐러는 "이들 N95 마스크가 남아 있는 것은 주문량에 비해 자격을 갖춘 기관들의 분배신청이 적기 때문"이라고 또다른 해명을 했다.
그는 N95 마스크의 재고량이 2주일분 이하로 떨어진 병원들이 긴급 분배대상이 된다며 실제로 지난 3개월간 이들 병원으로부터 접수한 지급 신청분의 95%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싱턴주 병원협회 캐시 사워 회장은 현실적으로 마스크 신청절차가 지나치게 관료주의적이어서 병원들이 주정부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거래선을 통해 N95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며 그나마 대량 제조공장들이 소재한 중국과 인도에서 자체수요가 폭증할 경우 구입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주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약 1억달러 상당의 N95 마스크가 대부분 중국의 BYD사 제품으로 대부분 여성인 간호사와 검진 종사자들이 쓰기에 너무 크다는 점이다.
크기가 맞는다 해도 의료 요원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마스크를 모양과 착용방법이 다른 새 제품으로 바꾸기를 꺼려하며 이에 적응하는 기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의료 종사자들은 마스크 지급신청을 해당 도시나 카운티의 긴급사태 관리당국에 내도록 돼 있다. 당국은 접수한 신청을 주정부에 제출한 후 주정부로부터 받은 마스크를 신청자에게 지급한다.
의료계는 이 같은 중간단계를 배제하고 직접 주정부에 마스크 지급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