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3개국으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역유입'(reversed importation) 때문이다.
날이 따뜻해는 4월이면 중국 본토 상황은 안정될 수 있으나, 계절이 정반대인 남반구에 겨울이 찾아오면서 감염자 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다만 1년~1년 반 안에 백신이 개발돼 그 이후론 전염병이 종식될 것으로 봤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홍콩 최고 미생물학자인 위엔궉융(袁國勇) 홍콩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여름이면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올해 안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처음엔 다른 나라들이 우리(중국)를 두려워했고, 이제 우리가 다른 나라를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값싸고 효과적인 항바이러스나 백신이 나오거나, 인구 대다수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력(자유치유력)을 얻을 때까지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SCMP가 종합한 각국 보건당국 집계치를 보면, 남반구에서는 74명의 확진자가 나온 호주를 제외하곤 △브라질 13명 △칠레 7명 △인도네시아 6명 △페루 6명 △뉴질랜드 5명 △남아프리카공화국 3명 등 아직 피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 지역이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7월이 되면 상황이 급반전할 수 있다. 특히 남반구에는 남미, 아프리카 대다수 국가들이 몰려 있다. 이곳은 의료 체계가 사실상 붕괴된 곳이 많아 바이러스가 한번 퍼지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공산이 크다.
올해 말 이들 지역에서 중국으로 바이러스가 역유입되고, 다시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한다면 사태가 재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다 이탈리아(확진 7375명 사망 366명)와 한국(확진 7313명 사망 50명), 이란(확진 6566명 사망 194명) 등 북반구 3개국의 상황도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이들 국가로부터 역유입된 사례가 나타났다. 9일 0시까지 중국 내 해외 역유입 환자는 모두 67명이다.
위엔 교수는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더 치명적으로 진화했다거나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는 증거는 없다"며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백신 개발과 관련해서도 "이미 내 연구팀이 항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며 낙관론을 폈다. 그는 같은 날 진행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부작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며 "임상 적용까지 1년에서 1년 반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코로나19 사태가 최소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