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설붕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돼
사흘 수색끝 시신 모두 수습…공식 신원확인 중
캐나다 밴쿠버 인근에서 등반에 나섰던 한국인 산악인 5명이 눈사태에 쓸려 사망했다고 스쿼미시 소재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대가 밝혔다.
현지 '밴쿠버선'과 AFP통신에 따르면 4명의 시신은 9일(현지시간) 정오쯤 해발 1600m 하비산 정상으로부터 약 500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1명은 그 이후 수습됐다.
밴쿠버 한인사회에 따르면 숨진 이들은 김모씨, 손모씨, 정모씨, 조모씨, 최모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악인들은 지난 7일 오후 4시쯤 산 정상에 걸린 설비(雪庇·바람이 불어가는 방향에 따라 형성된 처마 모양의 적설)에 휩쓸려 라이온스 베이 인근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숨진 이들과 함께 하비산을 오르던 중 다리가 아파 뒤처졌던 동료 등산객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섰다. 이 동료는 현장에서 실종 흔적을 먼저 발견한 현지인과 함께 신속하게 하산해 휴대전화로 당국에 도움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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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한국인 등산객 5명이 숨진 밴쿠버 인근 눈사태를 상세히 보도하면서 '설비'를 설명하는 캐나다 CBC방송. © News1 |
실종 사실을 최초로 인지한 현지인 앨러스테어 페리스는 숨진 이들이 "산등성이와 평행하게 가고 있던 것으로 보였다. 그들은 설비 가장자리에 매우 가까이 갔으며 그때 바닥이 무너져 버린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불안정한 눈의 존재를 몰랐다기 보다는 그 규모가 어디까지인지를 몰랐던 것 같다고 페리스는 덧붙였다. 구조당국은 숨진 이들이 정해진 등산로를 따랐다고 밝혔다.
당일부터 하비산이 있는 밴쿠버 북부에는 악천후가 이어졌다. 게다가 눈으로 쌓인 땅이 불안정해 수색은 어려움을 겪었다.
당국은 헬리콥터 2대와 구조요원 40여명, 구조견을 동원해 대대적인 탐색 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전날 산 밑부분에서는 스노슈즈와 개인 소지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밴쿠버선은 숨진 이들이 등산 경력이 많은 한국인들이라고 보도했다. 밴쿠버 한인 등산회는 숨진 산악인 가운데 2명이 지난해 여름 가입한 회원들이라고 확인했다. 이들은 고인들이 자회와 유사한 타 동문회 소속원들과 함께 하비산을 올랐다고 전했다.
당국은 시신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 중이며 현장 부근에는 이날 오후부터 유가족이 도착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왕립경찰의 사샤 뱅크스 하사는 성명에서 "이는 우리가 희망한 결과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유가족, 고인의 친구들과 고통을 함께 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