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본토서 가장 낮은 빙하…눈 안쌓여 두께 얇아져
연방 산림청, 동굴폭파 계획 과거에 추진해
지난 6일 6명의 사상자를 낸 ‘빅 포 얼음동굴(Big Four Ice Cave)’붕괴사고는
이미 예고됐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이 얼음동굴이 조성된 과정과 지난 겨울 이후의 따뜻한 날씨를
감안할 때 충분히 예상됐고, 여름이 끝나기 전에 추가 붕괴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빙하 전문가인 매사추세츠주의 마우리 펠토 교수(니콜로스 칼리지)는 ‘빅
포 얼음동굴’이 알래스카를 제외하고 미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고도에 형성된 빙하라고 말했다.
이
얼음동굴은 스노호미시 카운티의 마운틴 루프 하이웨이 인근 ‘빅 포 마운틴’(해발고도 6,000피트) 아래
고도 2,000피트 지점에 형성돼있다. 비록 소규모지만
이 지역의 빙하는 이 동굴이 유일하다.
이 얼음 동굴은 겨울 동안 ‘빅 포 마운틴’에 내린 눈이 급경사인 산등성을 타고 밑으로 떨어져
내리고 이따금 눈사태까지 겹쳐 산 밑에 형성되는 거대한 눈산이 본체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부터 산
위에 남아 있던 눈이 폭포를 이뤄 떨어지고 비도 내리면서 눈산 뒤쪽을 파고들어 동굴을 만든다.
무더운 여름철엔 물줄기들이 더 거세지면서 동굴 내부가
더 커진다. 따라서 겨울에 내리는 눈의 양과 여름철의 기온에 따라 동굴 위 눈의 높이가 달라지고 동굴의
깊이도 달라진다.
강설량이 적었던 2002~2005년엔 이
동굴 위의 빙하높이가 20피트에 불과했으며 2006년부터
다시 눈이 제대로 내려 빙하가 두터워지기 시작했으며 강설량이 특히 많았던 2009년에는 빙하 두께가
180피트까지 늘어났고, 동굴 깊이도 1,200피트까지 길어졌다.
하지만 지난 겨울엔 이 지역에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눈사태가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고 여름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이 동굴의 적설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빙하 곳곳에 구멍과 균열이 생겨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를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올 여름 기간에 붕괴가 이어질 것이라고
펠토 박사는 분석했다.
연방 산림청은 자연적으로 생기는 이 얼음동굴이 매년 여름
붕괴위험을 동반한다는 판단에 따라 미리 봄철에 폭발을 통해 아예 동굴을 없애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그럴 경우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진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번에 붕괴 사고가 난 얼음동굴뿐 아니라 만년설인 마운트 레이니어의 빙하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크레바스의 폭이 계속 넓어지고 눈이나 바위 등이 굴러 내려오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