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야키 등 업소 종업원들, 건축인부로 빠져나가
“시간당 13달러 이상
요구하기도 다반사”
시애틀지역의 테리야키 식당 업주인 한인 A씨는 매일 인터넷 등에 ‘손이 빠른 주방 헬퍼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 있지만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그 동안 주방에서 2년 넘게 일해왔던 30대 히스패닉 종업원이 지난 2월 친구를 따라 건축 인부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A씨는 “한인들이 많이
운영하는 테리야키 등 식당과 마켓에서 일하던 히스패닉 종업원들이 임금이 다소 높은 건축 현장으로 옮겨가면서 히스패닉 인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시애틀지역에서 대표적인 저임금 근로자로 통하는 히스패닉들이 최근 활황을 보이는 건축 현장으로 몰려가면서 한인 업소들이
‘저임금 일손 찾기 전쟁’을 펼치고 있다.
통상적으로 한인업소에서 허드렛일을 해온 이들은 시간당 10달러 내외를
받지만 건축 현장에서는 시간당 최소한 15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임금 차이가 50%까지 나자 건축업소로 몰려가는 히스패닉들이
하루가 다르게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당 10달러 내외의 임금을 주고 히스패닉을 대신할 한인 종업원을
구할 수도 없어 한인 업소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애틀지역 한인마켓인 B식품의 경우 매장 내 물건 정리 등을 맡았던
히스패닉 종업원들이 줄줄이 빠져나가면서 대체 인력을 현재까지도 구하지 못해 남아 있는 종업원들이 이 일까지 감당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타코마지역 식당 업주인 한인 C씨는 “주방에서
설거지 등을 하던 히스패닉 종업원이 나갔는데 인터넷이나 친구 등의 소개로 찾아오는 히스패닉이 시간당 최소 13달러를
요구하며 배짱을 부렸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경기가 좋아졌다지만 한인들의 소규모 자영업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재료 값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인건비까지 대폭 올려주면 영업에 적잖은 타격이 돼 사람을 못 찾고 고등학교
학생인 아들이 하교 후에 식당 일을 하도록 시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히스패닉 근로자들의 건축현장 쏠림 현상으로 인해 한인 업소뿐 아니라 체리 수확 등을 앞둔 워싱턴주 농가에도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다.
워싱턴주 농가들은 “체리 등 과일 수확철이 되면 늘 일손 부족으로 애를
먹지만 올해는 히스패닉 일손이 더욱 모자랄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