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인간성 상실의 시대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산업화가 가속화할수록 인간의 본질은 퇴화하고 인간성은 점차 사악하게 변질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예 물질문명을 배격하고 인간성 회복을 목표로 은둔생활과 같은 원시생활을 선호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아미쉬 마을이 바로 그렇다.
실제로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이미 인간성 상실의 징조들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죽이거나 팔아먹는다면 과연 믿을 사람이 있을까? 소설을
이렇게 써도 독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숱하게도 많은 욕이라는 매를 맞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이 같은 인간성 상실의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어 우리를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92살 난 어머니가 자신을 양로원에 보내려 한다는 이유로 72살 난 아들을 총으로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파운틴힐스 마을에 사는 애나 메이 블레싱이라는 할머니는 지난 7월 2일 아침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아들의 침실에서 아들에게 2발의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아들은 물론 57살 된
아들의 여자 친구와 함께 살아온 그녀는 며칠 전 아들로부터 “함께 살기 어려우니 요양원으로 가시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고민해오다 이날 범행을
저질렀던 것이다. 그녀는 아들에게 “네가 내 목숨을 빼앗았다. 그래서
나도 네 목숨을 빼앗는다”며 블레싱은 아들을 죽인 뒤 자신도 자살할 생각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어머니가 마약을 위해 7살 난 아들을 팔아먹은 사건도 발생했다. 마약 빚을 갚기 위해 7살 난 아들을 2,500달러에 팔아 넘긴 텍사스주의 한 엄마가 지난
주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녀는 2살짜리 아들과 3살짜리 아들도 그렇게 팔기 위해 흥정하고 있었다고
한다.
과연 말세가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배불러 낳은
자신의 아들을 이렇게 마약을 위해 팔아먹을 수가 있겠는가? 이는 짐승도 하지 않는 일이다.
중국에서는 마작에 빠진 어머니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네모난 의자 속에 아들을 가두고 그 위에 올라 앉아 도박을
하는 모습이 동영상에 올라와 온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좁은 공간에 갇힌 아들이 답답해서 빠져
나오려고 몸부림을 쳐보지만 너무나도 의자의 구멍이 작아 결국은 빠져 나오지 못하고 울고 있는데도 그 엄마는 오로지 도박에만 전념하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동영상에 잡혔던 것이다.
과연 이 시대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어머니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과연 이웃을 위해서 그리고 이 세상을 위해서 헌신하는 가슴이 따뜻한 인물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히틀러가 왜 그렇게도 잔인한 폭도가 되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는 알코올 중독자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나 가진 학대를 받다가 그나마도 자신을 버리고 가출해 버리자 결국 할머니의 손에서 자라났다.
자신이
받은 학대만큼 그는 자라서 고스란히 이웃들에게 되갚아 주었던 것이다. 자식들을 일류학교에 진학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려서부터 가슴이 따뜻한, 인간성이 살아 있는 성품부터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사람에게서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이렇듯 짐승보다 더 못한 인간성 상실의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기 때문이다.
참으로 우리 주변에서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을 만나보기가 어렵다. 모두
경우의 차이는 있겠지만 너무나도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의 유익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짧은 삶, 결국은 다 두고 떠날 것인데 왜 그렇게도 깨닫지를 못하고 어리석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들에게 쓴 소리를 해 주고 인간성
회복을 위해 가르쳐 줄 좋은 스승이 없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우리 주변에는 우리들을 따끔하게 질타해
주고 보듬어줄 인간성이 회복된 좋은 스승이 없다.
저마다 자기가 제일 잘났고 자기가 최고의 지도자라고
착각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 우리들이 안고 있는 가장 불행한 현실이다.
사람 냄새가 나는 좀 못난 사람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