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요원들이 오소 산사태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워싱턴주지사실 제공>
생사 희비 엇갈린 사연 속속 밝혀져
동료 15분 기다렸다가 화면한 교사도
지난 22일 스노호미시 카운티 오소에서 발생한
산사태 실종자가 30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스노호미시 카운티 재해 당국은 29일 오후 “실종자로 신고된 명단에 대한 확인 작업을 거듭한 끝에 현재까지 이번 산사태로 인한 실종자는 모두 30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까지 사망자는 모두 26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시신이 최종 확인된 사망자는 18명으로 밝혀졌다.
당국이 사망자와 실종자 신원을 공개하고 나선 가운데 안타까운 사연들도 속속 알려지고
있다.
실종자 명단에 없는 스티브 해리스(사진 아래)와 테레사 해리스 부부는 고교시절 연인으로 만나 결혼 후 30년간을 함께 해온 잉꼬부부다.
해양 엔지니어인 스티브와 은퇴 간호사인 테레사는 산사태 발생 당시 현관 벤치에서 책을 읽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1시간 전에 이들과 통화한 딸은 “부모님이
고통 없이 돌아가셨기를 바랄 뿐”이라며 구조 희망을 포기했다.
실종자 명단에 오른 스티브 하다웨이의 동생들인 존과 프랭크는 산사태 현장에 뛰어들어
직접 구조 및 수색작업을 벌여왔다. 존 하다웨이는 “형의 시신을 볼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프랭크와 함께 흙더미를 뒤졌다.
프랭크는
구조 헬리콥터의 날개가 일으킨 바람에 날아온 건물파편을 머리에 맞고 한때 기절까지 했다. 이들은 “기적을 바라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도 돼 있다”며 형의 시신이라도 발견할 수 있기를 애타게
바란다고 말했다.
대링턴 고등학교 건물관리 직원인 서머 라포는 사고 당일 이 지역을 통과해 파트타임 직장으로
가다가 비운을 만났다. 그녀는 530번 하이웨이를 따라 말의 발바닥에
편자를 박는 직장에 가던 중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파묻혔다. 이튿날부터 하이웨이 주변을 수색한 그녀의 두
남동생은 지난 25일 오후에 도로에서 200피트 정도 밀려난 지점에서
그녀의 차량을 발견했다.
동생 데인 브루너는 누나의 시신을 발견해 다행이라며 “차 안의 누나는 편안한 모습으로 고통 없이 사망한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과 달리 15분 차이로 사고를 면하고
생명을 유지한 주민도 있다.
알링턴의 홀러 중학교 교사인 다운 호간은 사고 직전 알링턴에서 열린 5,000미터 달리기 대회에 참가했다. 그녀는 통상적으로 대회가 끝난 후 즉각 530번 도로를 따라 귀가했지만 그날은 대회가 끝난 후 동료 교사를 기다리기 위해 약 15분간 대회장에서
머물렀었다.
호간은 동료 교사를 기다리지 않았다면 아마 산사태가 발생할 시간 즈음에 그 지역을 통과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많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제이 인슬리 주지사는 정확하게 사고발생 1주일째인 29일 오전10시37분 워싱턴 전 주민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묵념을 하도록 당부함에 따라 이날
사고 현장을 포함해 워싱턴 전역에서 묵념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