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전문가들 “날씨 요소들이 모형대로 작동 않기 때문”
“대기의
질은 온도 습도 기압 풍속 고도 산세 등이 작용”
최근 기상청이 시애틀지역 산불과 관련해 내놓은 예보들이 번번히 빗나가면서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기의 질이나 날씨를 형성하는 여러
요소가 정해진 모형과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해명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주말까지 4일간 하늘을 가렸던 연기가 월요일인 14일엔
개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14일이 되자 예보를 바꿨다. 연기가
오는 주말까지 다시 4일간 요지부동일 것이라고 변경한 상태다.
애당초
기상청은 태평양 해안의 저온 다습한 기류가 워싱턴주에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까지 비와 바람을 몰고 와 산불연기를 잡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월요일 오후에도 연기는 요지부동이었다. 날씨 결정요소에 산불연기
자체의 물리적 작용을 감안하지 않은 탓이다.
주정부
환경국 래닐 다마팔라 기상학자는 날씨가 대기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때는 온도, 습도, 기압, 풍속, 고도, 산세, 도심 형태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한 기상모형을 근거로 하지만 이 모형에 정작 산불연기가 고려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마팔라 박사는 "산불연기가 기온의 전도현상을 유발한다며 정상과는 반대로 지표의 기온이 대기층의 기온보다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는
햇볕이 대기를 통과할 때 그 일부가 연기에 반사되거나 흡수돼 지표에까지 다다르지 못하기 때문이며 결과적으로 대기층의 기온이 지표기온보다 최고 20도나 높아지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대학(UW) 기상학과 롭 우드 교수도 "이 같은 기온의 역전현상 때문에 각 고도 층의 대기가 잘 섞여지지 않으며 그에
따라 산불연기도 희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UW 기상학자인 그레고리 하킴 교수는 지표에 다다르는 햇볕을 물을 끓이는 냄비 아래의 불에 비유하고 바람이 불어
불길을 일으켜줘야 물이 끓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표에서 산불연기를 몰아내는 중요한 열쇠는 대기를 수직으로
섞어주는 것이지만 바람이 약하면 대기는 정체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의
메리 버트윈 기상학자는 지난 주말 태평양 연안의 기류가 예상했던 것처럼 신속하게 이동하지 못했고 강수량도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예보가 빗나간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더 거센 바람과 비가 와야만이 시애틀 연기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