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조스, 주식 매각해 '달 정착촌' 투자하기로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달에 사람이 살 수 있는 정착촌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베조스는 25일 국제 우주개발회의(ICC)에 참석해 달 정착촌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우주개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베조스 CEO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스페이스X 보다 2년 앞서 2000년 사재 5,000억원을 털어 우주개발 업체 블루 오리진을 설립했다.
머스크가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겠다”며 수년째 우주개발에 열 올리며 홍보하는 것과 다르게 블루 오리진은 비교적 베일에 싸여 있었다. 어떤 연구를 하고 있으며,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우주개발에 한해선 비밀주의를 고수했던 베조스는 2년 전부터 달에 ‘인류의 전초기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는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있는 선택지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까 두렵기 때문”이라며 “나의 후손이 파괴된 문명에서 살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에는 태양광 발전을 위한 24시간 내내 쏟아지는 햇빛, 표면 하부의 물, 건축이 용이한 토양 등이 있다”며 “이건 마치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만들어 둔 것 같다”고 장점을 언급했다.
베조스가 우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지구의 에너지 위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태양계로 시선을 돌리면 지구촌 인구가 130배 늘어난 1조명까지 되더라도 이를 감당할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착지로 달을 점찍은 이유는 지구와 가까워 왕래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베조스의 구상은 머스크와 달리 인류의 완전 이주는 아니다.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 중공업을 달로 이전하고 태양광으로 24시간 에너지를 조달한다. 현지 필요 인력이 상주하고 이주는 원하는 사람들이 머무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블루 오리진은 로켓 재활용 기술 등을 통해 우주 비행 비용을 낮추고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노력한다. 지구는 남은 인류와 경공업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에 블루 오리진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상업용 우주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2015년 로켓 처녀 비행에 성공했으며, 올해 실제 고객을 태운 우주선을 쏘아올릴 계획이다.
블루 오리진이 준비하고 있는 상업용 우주 비행은 약 11분 동안 이어지며, 우주선이 하강하는 동안 약 10초간 지구 중력의 5배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승객들이 각 좌석에서 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격은 약 1억~2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조스는 아마존으로 번 돈을 우주개발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매년 아마존 주식 1조원어치를 매각해 블루 오리진에 재투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