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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18 11:47
'모든 걸 팔려는' 아마존, 식료품 시장도 쥘까
137억弗에 홀푸드 인수…아마존고 상승효과 기대 월마트의 추격 만만찮아…자동화 일감감소 우려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대형 유기농 식료품 체인업체 홀푸드(Whole Foods Market)을 사기로 하면서 아마존은 물론이고 식료품 유통 업계에 대형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또한 아마존의 이번 인수합병(M&A)이 과연 성공적인 시장 확장이 될 것인지를 놓고도 아직은 고개를 갸웃하는 쪽도 없지 않다.
아마존은 지난 16일(현지시간) 137억달러에 홀푸드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이미 식료품 유통사업을 '아마존 고'(Amazon Go)를 통해 진행해 오고 있었다. 계산원을 따로 두지 않고 고객들이 제품에 붙어있는 센서를 자신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읽히면 계산이 되도록 하는 식이었다. 아마존은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 두 개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온라인으로 주문한 식료품을 오프라인으로 찾아가는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결과가 가시적으로 빛날 정도는 아니었다.
채소와 과일, 정육 같은 신선식품에 있어선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고 10년을 판매해 왔어도 아마존에서 신선식품을 사려는 이들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 신선함에 대한 신뢰가 강해졌다거나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를 오프라인 식품 유통의 강자 홀푸드를 확보함으로써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홀푸드의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460개 이상이며 지난 회계연도 매출은 16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식료품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8000억달러. 아마존 사이트에서 클릭해 쉽게 주문하고 장차 가까운 곳은 무인기 드론으로 신속하게 배달된다면 쇼핑하러가기 귀찮아하는 고객들까지 잡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베인앤컴퍼니는 홀푸드 매장들은 고객들이 한 시간이나 30분 안에 닿을 만한 거리에 있다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비서 알렉사(Alexa)가 도움을 줄 가능성도 커 보인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제 아마존이 모든 걸 온라인으로 파는 업체가 되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식료품 업체들도 온라인, 모바일 쇼핑에 열을 올려 오고 있다. 홀푸드의 경쟁업체인 월마트는 지난해 33억달러에 젯닷컴(jet.com)을 샀고 16일에도 인터넷 의류업체 보노보스(Bonobos)를 3억1000만달러에 인수했다. 결국 월마트는 홀푸드가 아니라 아마존과 경쟁에 나서야 할 판이 됐다.
아마존 출신으로 현재 유통업 컨설팅을 하고 있는 브리테인 래드는 뉴욕타임스(NYT)의 인터뷰에서 월마트가 아마존을 이기긴 역부족으로 보고 있다. 그는 "월마트가 아마존과의 식료품 전쟁에서 진다면 아마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가 되겠다는 아마존의 야심은 절대 몰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마존이 온라인으로 책을 팔기 시작한 1995년에도 마찬가지 지적이 있었다. 누가 서점에 안 가고 온라인으로 책을 사겠느냐고 했지만 시장 풍경은 달라졌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의 성공에다 오프라인 서점까지 열어 병행하고 있다. 식료품 시장도 이런 '혼합' 전략을 구사하면서 장악해가지 않겠느냔 예상이 나오는 까닭이다.
또한 1978년 문을 연 홀푸드는 좋은 식료품을 판다는 인식은 심었지만 '값이 비싸다'는 이유에서 '홀페이첵'(Whole Paycheck: 값비싼 식료품 업체)이란 별칭을 벗어나지 못했던게 사실. 아마존의 소싱력을 이용하면 가격 경쟁력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NYT는 아마존이 한 해 99달러만 내면 이틀 안에 물건을 배송받을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을 이용해 홀푸드를 통한 식료품 사업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마트나 타겟, 크로거 등도 온라인 및 모바일 판매를 늘리며 할인 혜택도 늘리려 애쓰고 있지만 '규모의 경제' 면에서 아마존에 밀릴 수밖에 없다. 이들 업체들의 관련 투자는 늘어나고만 있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율은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이라고 해서 꼭 성공하리란 법은 없다. 아마존의 도전이 다 성공했던 건 아니다.
대표적인 패배의 예는 "아마존의 미래를 끌어갈 것"이라고 큰소리쳤던 자체 스마트폰 파이어폰(Fire phone). '혁명'처럼 받아들여졌던 사업이었지만 확실하게 실패했고 16일 987.71달러로 마감된 아마존의 주가는 파이어폰 실패로 인해 한때 99센트까지 바닥을 치기도 했다.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4년 한 콘퍼런스에서 "나 역시 수십억달러를 잃어봤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물론 "아픔없이는 근간을 만들 수도 없다"고 강조했었다.
한편으로는 아마존이 이미 아마존고 등을 통해 실행하고 있는 '자동화'로 인해 계산원 등의 일자리가 없어질 위기감은 더 커졌고, 반독점 철퇴를 맞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그러나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반독점 우려를 들어 이 딜(deal) 자체를 규제 당국이 가로막진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쿠웬&컴퍼니의 존 블랙리지 애널리스트는 아마존과 홀푸드가 합치면 일단 전체 미국 식료품 시장의 약 3.5%(지출 기준)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봤다. 글로벌데이타리테일의 매출 기준 홀푸드의 미국 식료품 시장 점유율은 약 1.2%, 아마존은 0.2%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월마트는 미국 내 매장만 4500개가 넘고 시장점유율 18%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존=식료품을 꼭 사는 곳'이란 소비자 충성도를 만드는 것이 홀푸드를 인수한 아마존의 숙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