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AFP=뉴스1) 최종일 기자 -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9일(현지시간) 뉴욕 힐튼 미드타운에서 당선 소감을 밝힌 뒤 켈리엔 콘웨이 선거캠프 선거대책본부장과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 AFP=뉴스1>
시애틀 한인들도 트럼프 당선에 대부분 당혹감
일부 종교인 “동성애 인정에 반발한 것”
미국 주요 언론조차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압도적으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시애틀지역 한인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나름대로 이번 선거를 분석하고 평가했다.
특히 한인들은 트럼프 대통령 시대가 될 경우 미국 내 소수민족 등에게 닥쳐올 경제 문제나 차별 등을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불법 체류 신분자는 물론이고 현재까지 시민권을 확보하지 못한 영주권자를 포함해
가족 이민 등을 추진하고 있는 한인들도 걱정이 태산이었다.
시애틀 민주연합의 이정주 대표는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선택하기가 정말 어려웠는데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트럼프의 호소가 먹힌 것 같다”며 “특히 변화를 원하는 미국 국민들이 제법 잘하는 정권에게도 2번 이상의
기회를 주지 않는 정치 습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트럼프 당선자가 ‘모든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으니 우리 한인들이 특별히
불안해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린우드에 사는 한인 김현성씨는 “이번 선거 결과를 보니
여론 조사 등에서 속내를 감춰온 백인들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고, 그들에게는 뼛속 깊숙이 ‘백인 우월주의’가 감춰져 있는 것 같다”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내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이 공공연하게 벌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김씨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다고 하니 친구들이 카톡으로
인근 캐나다로 이민을 다시 가서 살자고 이야기하더라”면서 “이젠
정말로 한국으로 되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영민 전 페더럴웨이 시장은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충격적 이변’이라 할 수 있다”면서
“상호비방이 난무하는 추잡한 선거과정이었지만 이런 이변이 발생한 저변에는 기성 정치인에 대한 혐오 내지
불신이 있고, 특히 변화를 원하는 중하층 백인의 충동적 표심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김순아 한미연합회 워싱턴주 지부(KAC-WA) 이사장은
“이번 선거결과는 그야말로 ‘멘붕’ 수준으로 참담함을
금치 못할 지경”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다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미국 경제나 정치, 국제관계 모두가 불안해서 우리 같은 소수민족이나 서민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될지 암담하기만 하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부 기독교인 등을 중심으로 시애틀지역 한인들도 트럼프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최모씨는 “오바마 정부는 오바마 케어를
실패했고, 또한 동성애 결혼 합법화 등으로 기독교 국가였던 미국을 기독교 탄압 국가로 만들었다”며 “자기 고집이 강한 트럼프만이 잘못된 미국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인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닌 만큼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자”고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