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어린이 괴질이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DC에선 2명의 괴질 환자가 보고됐고, 코네티컷주에서도 현재 6명이 유사한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켄터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욕에선 총 100명의 어린이가 괴질에 감염돼 이 중 3명이 목숨을 잃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소아 다발성 염증 증후군(pediatric 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이라 불리는 이 정체불명의 병을 코로나19 관련 가장 무서운 증상으로 꼽으며 이같이 보도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뉴욕시에서 총 52명의 소아 다발성 염증 증후군 환자가 보고됐다. 10건의 추가 의심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같은 날 "현재 어린이 괴질 사례 100여건을 조사 중"이라며 "매우 충격적인 상황(truly disturbing situation)이다. 전국 각지 부모들이 괴질에 대해 매우 염려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질은 지속적인 발열, 염증, 장기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와사키병(18세 이하 소아에게 심장 이상을 초래하는 급성 열성 질환)과 유사하지만,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어 완전히 같지는 않다.
가와사키병은 제때 치료만 하면 심각하게 앓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괴질로 입원한 어린이 환자 다수는 독성 쇼크 상태에 있다.
현재 낮은 수준의 자가격리 중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이날 상원에 출석해 괴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않다. 특히 아이들에 관해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사들은 CNN에 이 괴질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 아직 병의 원인도 진행 경도 분명치 않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제인 뉴버거 보스턴 심장 전문의는 "코로나19에 만드는 항체가 체내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 아직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괴질이 퍼진 이유로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원인인 SARS-CoV-2가 체내에 침투해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됐고, 이에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괴질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