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목사(루터교 은퇴/미주 크리스천 문인협회원)
광야(曠野)의 소리
세례 요한
때의 일이다. 사람들이 궁금해 그에게 다가와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다. “혹시 엘리야가 아니냐”고 했다.
세례 요한이
대답한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닌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라고 했다”(요한복음 1:19-20).
그는 이렇게
자기 고유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이름을 밝히지 않고 ‘요한’이란 이름 대신 자기가 ‘소리’임을 강조한다.
소리가
무엇을 의미하기에 제 이름 대신 ‘광야의 소리’라고 대답했을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외치는 곳이 바로 광야’라는 것과 ‘광야에서
필요한 것이 소리’임을 분명히 하려는데 있다.
‘광야’를 히브리어로 ‘미드바(Midbaar)’라 하는데 동사 ‘다바르(Dabaar)’에서 온 낱말로 영어로는 ‘Desolated Prairie’라
한다. 적막하고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고 밤에는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들 뿐 아니라 들짐승들이 먹잇감을
찾아 헤매며 물뱀과 전갈까지 득실거리는 곳을 말한다.
하나님만을 의지하도록 그렇게 훈련을 쌓아가는 훈련장과
같은 곳이 광야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400년간이나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아온 민족이었다. 이런
민족을 하나님의 심부름꾼인 모세를 통해 이집트에서 끄집어내 광야로 인도했다.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고해(苦海)라 부르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광야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광야는 훈련장과 같은 곳이라 너희 믿음의 시련이 불로 연단해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나타나실 때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하려 함’이라고 했다.(베드로전서 1:7) ‘내가 너희 중의 성읍 무너뜨리기를 하나님 내가
소돔과 고모라를 무너뜨림 같이 하였으므로 너희가 불붙는 가운데서 빼낸 나무 조각이 바로 우리’라고 했다.(아모스 4:11)
이뿐만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을 안다’고 했다.(로마서 5:4) 그런가 하면 ‘너희
믿음의 시련이 우리를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실 때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하려 함’이라고 했다.(베드로전서 1:7)
이스라엘
민족은 광야에서 40년간을 살아가면서 낮에는 항상 구름기둥으로 저들이 인도함을 받았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하나님이 저들의 나아갈 길을 밝혀 주셨다(민수기 14:14).
우리는
구름기둥과 불기둥 대신 하나님의 신구약 말씀(성경)으로 인도함을
받고 있다. 하나님 말씀은 ‘하라(365회)’와 ‘하지 말라(284회)’로
돼있다.
신앙생활의 3대 요소를 믿음ㆍ기도, 그리고 생활 지침서(指針書)로 구분해 어떻게 믿어야 바로 믿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사도신조를 통해 가르쳐 주고 있다.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주기도문을 통해 알려 주고 있고 생활지침서가
되는 십계명을 통해 더 자세히 구체적으로 행동반경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66권의 신ㆍ구약 성경 그 자체이다.
새끼를
거느리는 동물까지도 제 새끼에게 항상 타이르는 말이 있다. “어미 음성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어미를 떠나 먼 곳으로 가서 다른 동물에 잡아 먹히는
새끼가 있다면 그것은 어미의 말(소리)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경도
이와 똑같다.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게 되거니와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다고 했다.(잠언 29:25) 성경도 어미의 소리와 같아 소리(φωνηㆍ포내)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소리는 바로 빛(φωςㆍ포스)에서
왔고, 빛은 곧 생명(ζωηㆍ조에)이다. 광야에 살아갈 때 중요한 것은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이다. 항상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삶이 되길 소망한다. dongchin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