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선수 유치하도록 간접적으로 돕고 코치엔 ‘촌지’도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세 아들이 선수로 뛰는 레이크사이드 고등학교 농구팀의 성적 향상을 위해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구설수에
휘말렸다.
레이크사이드 고등학교는 MS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폴 알렌이
재학한 시애틀의 명문 사립고등학교로 학생들의 학업성적은 지역 내 톱 클래스지만 스포츠 경기에서는 최하위권이었다.
그러나 농구 마니아인 발머의 세 아들이 이 학교에 재학하고 농구선수로 뛰면서 발머의 승부욕이 농구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발머는 워싱턴주 고등학교 스포츠 규정을 어기고 우수선수의 레이크사이드 고교 전학을
유도하고, 유능한 코치에게 ‘촌지’를 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발머 전 CEO와 그의 옛 친구인 스티브 고든의 소송
과정에서 공개됐다. 고든은 NBA 시애틀 수퍼소닉스의 자문위원으로
한때 지역 경제인들과 그 자녀들에게 농구를 가르치면서 발머 전 CEO와도 인연을 맺었다.
발머는 고든에게 매월 9,900달러를 제공했고 고든은 이 가운데 800달러를 레이크사이드 고교 농구팀의 유능한 젊은 코치인 타비오 홉슨에게 건넸다.
발머는 우수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홉슨과 함께 유소년 농구재단을 창립, 이
재단에 지난 3년간 100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
발머의 개입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우수선수인 트레메인 이사벨은 이 학교에 재학하는 동안 레이크 워싱턴 호반의 600만 달러짜리 저택에서 머물고 자동차와 용돈까지 받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저택 주인은 역시 아들이 레이크사이드 농수선수인 시애틀의 한 변호사로 발머 전 CEO가 창립한 유소년
농구재단의 큰 후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머의 이 같은 노력 덕분에 2008년 시즌에는 고작 2승만 올렸던 레이크사이드 농구팀의 전력은 일취월장했고, 2013년
소속 교육구 농구 토너먼트의 챔피언에 올랐으며 그 해 워싱턴주 고등학교 토너먼트에서도 학교 역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다.
유능한 선수들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졸업함에 따라 팀 전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유소년 농구재단 출신의
재능있는 선수들이 레이크사이드 고교에 진학할 예정이어서 학교 농구팀은 당분간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