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마운드지켰으나
계약 종료로 팀 떠나야할 처지
허난데즈 “경기 전부터 눈물 참느라 힘들었다”울먹여
매리너스 29일 마지막 경기 승리로 올 시즌 마감해
시애틀 매리너스의 ‘야구왕’ 펠릭스 허난데즈(33)가 자기의 야구인생을 바쳤던 매리너스와 작별을 했다.
지난 26일 시애틀 T-모빌에서
펼쳐진 매리너스와 애스트로스와 경기 6회초 원 아웃. 주자는 없었지만
스콧 서비스 매리너스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왔다.
이날 선발 투수로 출전했던 허난데즈는 교체를 직감하고 눈물을
글썽이며 마운드 주변으로 모여든 선수들과 일일이 포옹을 했다. 매리너스 팬들은 모두 일어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야구왕 만세(Long
live the King)’ ‘고마워(Thanks)’등이 적힌 노란색 종이 물결이
시애틀 T-모바일 파크를 물결쳤다. 허난데즈는 모자를 벗고 한참을 서
있었고 해설진은 “한 시대가 이렇게 끝나네요”라고 읊조렸다.
하지만 자신의 고향이자 집인
매리너스를 떠나게 됐지만 허난데즈는 결코 외롭지 않았다. 그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15년 동안 섰던 매리너스 마운드와 작별했다. 올해로 매리너스와 1억7500만달러 규모의FA 7년 계약이 끝나는 그는 시즌 성적을 1승8패로 마감했다.
매리너스가 1년 옵션 권리(원하면 1년 더 잔류시키는 것)를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허난데즈는 2005년부터 매리너스 유니폼만 입었다. 사이영상 수상(2010년 아메리칸리그)과 퍼펙트게임(2012년 탬파베이 레이스전), 통산 2500 탈삼진 달성을
한 팀에서 해낸 선수는 116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그가 유일하다.
통산 성적은 419경기 169승136패 평균자책점 3.42, 탈삼진 2524개.
승수와 이닝, 탈삼진 등 각종 기록이 역대 매리너스 선수 중 최고다.
자타 공인 '야구왕(King)'으로 군림했던
그였지만 포스트시즌은 한 번도 못 가봤다. 명예의 전당 입회가 유력했지만 최근 3년간 어깨 부상에 시달리면서 성적이 급하락해 “매리너스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소망을 못 이루게 됐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허난데즈는
14살에 시속 151㎞ 직구를 던졌고, 16살에 매리너스와 계약했다. 당시
뉴욕 양키스 등 여러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그는 동향 출신 우상이었던 프레디 가르시아(43)를 따라 매리너스를
선택했다.
그는 “경기 전부터 눈물 참느라 힘들었다”며 “만약 시애틀을 떠나더라도 선수 생활은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해 은퇴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매리너스는 29일 오클랜드 애스레틱스와 원정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매리너스는 올 시즌 68승 94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5위로 마감하면서 올해도
프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