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채 "게리 락 대사는 썩은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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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02 23:32

중국 관영매채 "게리 락 대사는 썩은 바나나"

중국 뉴스서비스, 이임하는 주중 대사 맹비난 '논란'

중국 관영 매체가 이임하는 게리 락 주중 미국대사(사진)를 향해 '썩은 바나나'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바나나'는 '겉은 노랗지만 속은 하얗다'는 뜻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동양인 가운데 미국식 사고방식을 선호하는 동양인들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언어다.

중국관영 매체인 '중국뉴스서비스(CNS)는 지난달 27일 '잘 가시오 게리 락'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그를 '썩은 바나나', '시각장애인 안내견', '전염병'으로 묘사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CNS는 "오래 지난 상태로 바나나를 두면 껍질은 썩고 바나나의 하얀 속살도 까맣게 변색한다"며 락 대사가 '뿌리'를 잃고 미국인의 시각만 대변한 점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CNS는 또 락 대사가 구금 중이던 시각장애인 인권 운동가 천광청의 탈출을 도와 미국대사관 입성을 도운 뒤 그의 가족이 사실상의 망명 형식으로 미국 유학길에 오르도록 앞장선 것에 큰 불만을 나타냈다.

락 대사가 부임 후 미국 대사관의 독자적인 대기오염 측정 수치를 측정해 국제 사회에서 베이징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부각하는 노릇을 한 것도 걸고 넘어졌다.

그러나 이번 비난에 대한 중국 사회의 반응은 차갑다.

한 법학자는 "이 사설은 락 대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비우호적이고 무례한 시각을 대변한다"며 "거대 권력을 지닌 관영 언론의 권위와 예의가 실종된 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인으로서 화가 나고 창피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 유명 평론가로 이름을 날리는 야오보도 "지금껏 읽은 중국 관영 매체의 기사 중에서도 가장 수치스럽다"며 "락 대사가 없었다면 베이징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가 뭔지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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