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식 아침 윌밍턴 자택에서 기차로 워싱턴DC행
삼엄한 경계 속 축하 퍼레이드 가상으로…트럼프 대통령 불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은 오는 20일 정오(시애틀시간 20일 오전 9시)에 거행될 예정이지만 연방의회 폭력 사태에 따른 경계 강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취임식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美대통령 취임식, 수천명 운집 = 일반적으로, 대통령 당선인은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 서쪽 계단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동안 수천 명이 내셔널몰에 운집한다. 당선인은 성경책에 손을 얹고 대법원장 앞에서 선서를 한다. 선서가 끝난 뒤 예포가 발사되고 취임 연설이 이어진다.
연설이 끝나면 취임식 행사의 백미인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수천명의 행진악대와 대통령과 부통령을 태운 리무진이 의회에서 백악관으로 행진한다. 역대 당선인들은 이동 중 거리에 모인 시민들과 인사를 하기도 했다. 밤에는 취임기념 무도회도 열린다.
하지만 바이든 인수위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축제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11일(현지시간) 발표된 취임식 주제는 '하나 된 미국'(America United)으로,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에 강조한 핵심 메시지다.
◇ 축하 퍼레이드 가상으로 = CNN은 바이든 당선인은 델라웨어 윌밍턴 자택에서 워싱턴D.C까지 1시간30분쯤 기차를 타고 가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그는 상원의원으로 일할 때 수년간 이 통근 기차를 이용했다.
취임선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의사당에서 진행되지만 행사 준비위원회 측은 행사 참석을 위한 워싱턴D.C 여행을 막고 있다.
대신에 준비위 측은 미 전역의 여러 지역사회가 동참하는 가상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참석자 수를 줄이기 위해 퍼레이드도 가상으로 진행된다. 준비위 측은 "미국 국민과 전 세계가 바이든 당선인이 대규모 군중을 모이게 하지 않고 백악관으로 이동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엄한 경계 = 취임식 날 경계는 예년보다 더욱 삼엄할 것으로 예상된다.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내부 전산망을 통해 "특정 단체가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전후로 워싱턴DC와 50개주의 의회·법원·관공서를 겨냥한 무장시위를 계획 중이란 첩보를 입수했다"면서 각 지역 경찰당국에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미 국방부는 취임식 당일 소요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현재 워싱턴DC에 배치돼 있는 인근 주 방위군 병력을 6000명에서 1만5000명 규모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또 미 국립공원관리청도 오는 24일까지 워싱턴기념탑에 대한 일반인 관람을 중단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워싱턴DC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11~24일 기간 연방정부가 워싱턴DC를 도와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관련 긴급 상황 발생에 대비해줄 것을 지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 전현직 '모닝커피' 면담 없어 = 전직 대통령 참석이 관례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불참할 예정이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건 1869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이후 152년 만에 처음이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버락 오바마·조지 W 부시·빌 클린턴이 참석한다. 96세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로 퇴임 후 처음으로 참석하지 않는다.트럼프 대통령의 불참으로 취임식 아침에 전현직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모닝 커피'를 함께 마시는 모습은 볼 수 없다. 온라인 매체 복스에 따르면 준비위 측은 성명에서 "우리의 여러 파트너들과 협력해 안전한 행사를 개최하고 우리의 결연한 민주주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