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초범인데다 진정으로 반성한 점 등 고려해 판결
변호사ㆍ의사 등으로부터 무려 30만달러 갈취
“임신했다,”“가족에 알리겠다” 협박 일쑤
<속보> 지난해 10월 '희대의 꽃뱀'으로 체포돼 한인 및 주류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시애틀 한인 여성 염슬기(26)씨에게 징역 1개월에 2개월의 가택연금 형이 선고됐다.
킹 카운티 법원은 14일 "염씨가 초범인데다 진정으로 반성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가벼운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기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시애틀 경찰국과 연방수사국(FBI)의 함정수사로 체포돼 4건의 갈취혐의로 기소된 염씨의 범죄 행각은 한국 뉴스에서나 나올 듯한 수법이어서 수사 관계자들조차 혀를 내둘렀다.
기소장에 따르면 염씨는 3년 동안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만난 남성 7명으로부터 30만 달러 이상을 갈취했다. 여인을 만났다가 돈을 갈취 당한 피해자들 중에는 변호사, 의사, 사업가, 자산관리 매니저 등 상류층 인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들 7명 가운데 가장 큰 피해자는 캘리포니아 남성으로 2년간 매월 1만 달러씩 모두 24만 달러를 그녀에게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지난 2014년 중반 온라인 데이트 웹사이트를 통해 염씨를 만나 캘리포니아에서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염씨는 “나와 관계를 가진 것을 당신 부인과 가족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고 입을 다무는 조건으로 아파트세 등 생활비를 매달 1만 달러씩 요구했다.
그가 염씨에게 24만달러를 준 사실은 FBI가 이 남성이 연루된 다른 사기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드러났다. 그는 있지도 않은 최고급 와인을 추후 생산해 제공할 것처럼 애주가들을 속여 수 백만달러를 챙긴 혐의로 지난 8월 기소됐다.
두번째 큰 피해자인 외과의사 레지던트는 지난 2013년 3월 ‘OK 큐피드’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염씨를 만나 몇 개월에 걸쳐 성관계를 가졌지만 서로 다른 상대를 만날 것처럼 싸움을 한 뒤 헤어졌다.
염씨는 이 남성에게 임신했다고 속인 뒤 “아이를 낳아 당신에게 양육비 책임을 묻겠다. 다시 만나주면 내가 낙태하겠다”고 제안했다. 관계를 회복한 후 염여인은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고, 이에 남자가 관계를 다시 끊으려 하자 그녀는 “낙태 수술을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꾼 뒤 낙태 비용 등을 요구했다.
그후 이 남성이 결혼상대를 만난 것을 안 염씨는 “당신과 내가 관계를 맺을 때 찍어놓은 누드 사진을 당신 약혼자에고 보내겠다”고 계속 협박해 총 2만4,000달러를 갈취했다. 그녀는 실제로 이 남성의 약혼녀 인스타그램에 누드 사진을 포스팅 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시애틀의 한 유부남 변호사는 2013년 염씨를 만나 데이트만 하고 성관계는 갖지 않았다. 염씨는 이후 “내 친구가 당신 부인을 잘 아는데 그 친구가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우니 돈을 달라”며 6,700달러를 받았고 이어 자신의 랩탑을 사겠다며 1,000달러를 받아냈다.
염씨는 지난 9월에도 시애틀지역의 한 법률서비스 사무실 대표를 만난 뒤 벨뷰에서 성관계를 가진 후 “아파트 렌트 등 생활비를 주지 않으면 당신 집과 사무실을 찾아가겠다”고 협박해 1,000달러를 뜯어냈다.
그녀는 이 남성이 “나를 계속 협박하면 법원에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하겠다”고 밝히자 “그러면 나는 당신이 나를 강간했다고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남성이 자기가 처한 상황을 시애틀 경찰국에 신고했고 지난 10월17일 염씨에게 5,000달러를 줄 것처럼 제의한 뒤 약속장소로 나온 그녀를 경찰이 체포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