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준 장로(칼럼니스트)
인생
경기 종목
만일
올림픽에서 경기 종목이 마라톤 한 종목뿐이라면 1등은 1명
밖에 없을 것입니다. 종목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 종목 수만큼 1등의
수도 많아지게 됩니다.
운동 경기에서 1등을 한 사람이 선망의
대상이 되듯이 인간사회의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떤 분야에서건 1등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 위치에서
만족을 누리게 되지만 2등이나, 3등이나, 등외로 밀려난 많은 사람들은 실패자로 자처하며 좌절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1등 이외의 사람들이 노력을 게을리 한 결과로 낙오자가 되었다면 모르겠는데, 1등과 똑같은 노력을 기울였거나 어쩌면 1등보다 훨씬 더 많은 공을
들였음에도 등외자로 차별을 받게 된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100의 능력을 타고난 A는 별로 큰 노력 없이 80의 결과를 가져왔고, 70의 능력을 지난 B는 힘껏 노력해서 70의 결과를 얻었고, 50의 능력밖에 없는 C는 혼신의 노력 끝에 60의 결과를 낳게 되었다면 세상은 분명히 A는 1등, B는 2등, C는 3등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사회가 인간을 평가하는 관례요 고정된 관념입니다. 왜냐하면 그들 각자의 타고난
능력이나 처해있는 환경과 처지, 그리고 그들이 기울인 노력이나 정성이나 인내심 같은 것을 검증하기가
어려워 오직 나타난 결과만을 보고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런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주인이 타국으로 떠나면서 종들에게 각각 5달란트, 2달란트, 1달란트씩
맡기면서 그것으로 장사를 하여 이윤을 남기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 주인이 후에 돌아와 셈을 했는데 5달란트 맡은 이는 5달란트의 이윤을 남겼고, 2달란트 맡은 이는 2달란트의 이윤을 남겼는데 1달란트를 맡은 이는 원금만 그대로 내놓자 주인이 그 1달란트를 맡았던
종을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책망했으나, 5달란트와 2달란트의
이윤을 남긴 종들에게는 똑같이 칭찬을 했습니다.
아마 1달란트를
맡은 종도 그것으로 1달란트를 남겼더라면 분명히 다른 종들과 똑같은 칭찬을 받았을 것입니다. 왜요? 남긴 이윤의 다소가 문제가 아니라 그들 각자가 주어진 처지와
능력의 한도 안에서 최선을 다한 과정을 귀하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절대로 상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시지 않습니다. 앞에서 본 예화처럼 2달란트 남긴 종을 5달란트 남긴 종과 비교하신 것이 아니라 그들
각자에게 주어진 역량에 따라 이루어낸 결과를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각 개인만의 절대 평가를 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주어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다면 그는 1등이 되는 것이고 그렇지 못했다면 등외자가 되는 것 입니다. 문교부 장관의 능력을 타고난 사람이라도 그 능력에 부응하는 노력을 게을리했다면 등외자가 될 것이고, 낙도에서 어린 생명들을 보살피는 교사라도 그의 사명에 철저했다면 그는 1등
교육자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인 인생경기의 종목은 10가지, 100가지가
아니라 세계 인구와 동수인 70억의 경기종목을 각자의 역량에 따라 적절하고 공정하게 배당해 주심으로써
누구에게나 1등 할 기회와 여건을 주셨습니다.
대통령만이 1등이 아니라 농부도, 어부도, 미화원도, 기업인도, 학자도, 예술가도
그 누구든지 맡겨진 일에 온 정성만 기울인다면, 그리고 CEO만이
아니라 그 어느 말단 직원이라도 그 위치에서 최선만 다 한다면 그가 바로 1등이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나의 경쟁자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 우리가
그 누군가와 비교하면서 상대적인 평가에만 매달려 거기에 인생을 건다면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다 낙오자나 실패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을 창조하시고 세계와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경륜에 따라 우리 각자에게 부여하신 역할에 후회없는
최선만 다 한다면 누구나 다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만이 하실 수 있는 그 완벽하고 공정한 사랑의 평가 앞에 서 있는 우리는 그 누구나 예외없이 똑 같은
희망의 길이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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