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하 목사
오리건 벧엘장로교회 담임/오리건 밴쿠버 한인교회연합회 회장
용서가 변화시킨다
미국 중서부의 한 혼잡한 공항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승객 모두가 탑승한 상태에서 항공기의 출발이 지연되었습니다. 승객들의 불평에 승무원들은 안절부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지연은 한 승무원이 얼음을 주문하지 않은 부주의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더운 여름에 음료에 넣을 얼음이 도착할 때까지 여객기는 활주로를 이륙하지 못한 채 한 시간 반이나 대기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한 스튜어디스가 불만에 가득 찬 승객들에게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승객 여러분, 출발이 지연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출발이 지연된 이유는 한 승무원이 깜빡 잊고 얼음을 주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항공사는 그런 무책임한 행동을 용인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문제의 직원을 여러분 앞에 세우겠습니다." 이렇게 기내 방송이 나가자 승객들의 불만은 이제 누가 공개적인 망신을 당할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방금 전 기내 방송한 그녀가 되돌아서서 그들 앞에 섰기 때문입니다. 무책임한 행동을 용인할 수 없다고 한 그녀가 범인이었습니다. 그녀 때문에 비행기가 오랜 시간 지연된 것입니다. 승객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를 몰랐습니다. 한 동안 얼떨떨한 채로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바로 그때 적막을 깨고 한 승객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승객들도 덩달아 쳤습니다. 이내 기내의 모든 승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그 한 사람의 박수로 그녀는 두려움이 사라지고 해방감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님은 궁지에 몰린 스튜어디스를 위해 박수 쳐준 그 한 사람이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많은 경우 지적이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적은 소금처럼 상처를 깊게 합니다. 오직 용서가 향유처럼 상처를 치유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이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유대인의 무리가
간음한 여인을 붙잡아 왔을 때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시 유대법에는 간음하다가 현장에 붙잡히면 그 자리에서 돌로 쳐 죽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유대인들은 양심의 가책은 느껴 들었던 돌을 내려놓고 돌아갑니다. 우리 중에 누구도 허물과 약점이 없는 자는 없습니다. 무리가 돌아가고 조용해 지자 예수님이 쓰러진 여인에게 다가가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라!" 용서와 화해가 약해진 시대에 우리가 들어야 할 예수님의 메시지입니다. 진실이 담긴 용서만이 우리의 가정과 교회와 직장과 사회를 변화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