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효능 평가기준 통과못해
일부 사망률·퇴원률 개선…통계적 유의미성 못갖춰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이 중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시험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케브자라(성분 사릴루맙)'가 임상3상에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양사는 앞으로 케브자라의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사노피는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외 지역의 심각한 중증 코로나19 환자들 치료를 위한 케브자라의 글로벌 임상3상에서 주요 효능평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케브자라는 지난 7월에도 미국에서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임상3상에서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하는데 실패했다.
케브자라는 중등도 및 중증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인터루킨 6(IL-6)과 결합해 IL-6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 의약품이다. 면역물질인 IL-6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폐에서 과잉 염증 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반응이 과하게 일어나 오히려 몸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에서 나타날 경우 전신에 과다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위험하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중국에서 같은 IL-6 억제제인 다국적제약사 로슈의 '악템라(성분 토실리주맘)'가 코로나19 환자들의 과잉 면역반응을 억제시킨 것이 보고된 이후 IL-6은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의 폐에서 과민성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번 임상은 지난 4월부터 유럽과 남미의 국가들, 일본, 캐나다 및 러시아에서 진행됐다. 심각한 중증 코로나19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케브자라 200밀리그램(mg) 및 400mg을 투여해 위약을 투여한 환자군과 효능을 비교했다.
환자들은 첫 투여 후 증상에 따라 24~48시간 후 다시 두 번째 투약이 허용됐다.
1차 효능평가 변수는 7점 임상 척도에서 2점 이상 개선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가장 상태가 개선된 퇴원을 7점으로 놓고 환자가 사망할 경우엔 1점으로 계산했다. 2차 평가 변수는 29일 동안 생존한 환자의 비율이었다.
임상결과 입원 환자들의 증상이 일부 개선됐고 사망률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치료 첫 2주 이내에 케브자라로 치료받은 환자들의 퇴원이 2~3일 줄어들었다. 다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는 모두 이르지 못했다.
특히 사노피는 심각한 중증 환자들의 사망률 감소는 이전의 중증 환자군에선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부작용이 많았다는 부분이다.
연구결과 케브자라와 위약을 투여한 환자들 중 각각 26~29% 그리고 24%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중 케브자라 환자군의 11~13%와 위약 환자군의 12%는 폐렴을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존 리드 사노피 글로벌 연구개발 부문 대표는 "이러한 시기에 적절하게 설계되고 통제된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계에 필요한 내용과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한다"며 "대량생산이 가능한 백신을 포함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에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면서 사노피와 리제네론은 앞으로 더이상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케브자라의 추가 연구를 수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