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밤 “경찰 테러 중단” 평화 시위
“한인사회도 흑인과 갈등 조심해야”
루이지애나와 미네소타에서 흑인이 경찰에 잇따라 사살된 데 이어 텍사스에서 분노한 흑인들에 의해 경찰관 5명이
피살된 후 시애틀에서도 흑인회의 공분으로 인한 경찰과의 마찰이 ‘일촉즉발’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찰 총에 숨진 흑인 2명의 넋을 위로하고 경찰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가 7일밤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벌어졌다. 저녁 8시께 웨스트레이크 파크에 200여명이 모였지만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집회 소식이 알려지자 참가자가 순식간에 1,000명선을
훨씬 넘어섰다.
이들은 이날 시애틀 연방법원 건물까지 평화적인 시위행진을 펼치며 시애틀을 비롯한 전국에서 피부 색깔에 따른 인종차별이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흑인뿐 아니라 백인 및 아시안도 포함된 시위대는 ▲미국의 정의는 사라졌다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경찰 테러를 중단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재향군인 출신 교사로 은퇴한 가브리엘 브룩스는 “이번에 경찰 총에 숨진 두 흑인을 보면 전혀
저항하지 않았는데도 총을 맞았다. 흑인을 위한 정의는 없으며, 우리
흑인들은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강아지나 고양이보다도 못한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있다”고
분노했다.
미국유색인종 지위향상협회(NACCP) 시애틀-킹 카운티
지부장을 지낸 쉘리 세크레스 변호사는 이날 트위터에 무고한 흑인 2명이 사살된 것에 빗대 자신의 아들에게
당부하는 글을 올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녀는 ▲양손을 항상 보이도록 해야 하고 ▲스마트폰을 꺼내려고
하지 말고 ▲집에도 손을 대지 말아야 하며 ▲차 안에서 라디오 소리를 줄이기 위해 손을 내밀지 말라고 적었다.
시애틀지역 흑인사회는 앞으로 당분간 매일 시애틀 다운타운 일대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에드 머리 시애틀지장은 흑인사회의 동요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자 이날 성명을 통해 “희생된
흑인 2명이 만일 백인이었다면 현재도 살아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시애틀지역에도 만연해 있는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애틀 한인사회에서도 흑인들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로서리 등 한인 자영업소에서 흑인과 갈등이 빚어질 경우 전체적인 한흑마찰로 비화될 수 있다고 한 관계자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