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심은 대로 거두리라
지난 7월 말 베트남에서 흘러나온 한 동영상이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아직도 그곳에서는 노상방뇨가 심각해 벌금을 25달러에서 150달러로 인상했으나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뉴스와 함께 비 내리는 어느 날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한 남성이
길가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도로 중앙에 노상방뇨하는 모습이 동영상에 찍혔다.
물이 고인 그곳에다 방뇨를 하고 난 다음 옷을 추스르는 동안 큰 트럭 한 대가 바로 그곳을 지나면서 방금 방뇨한 오물을 그 남성에게 뒤집어씌우고
지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동영상에 담겨져 있었다.
이것을 본 네티즌들은 그 동영상 밑에다 다음과 같은
글을 써 놓았다. “심은 대로 거두리라!”고 말이다.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들도 모르게 심은 것들을 우리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고스란히 거두게 된다.
사실 “심은 대로 거두리라”는 말은 성경에 있다. 신약성경 갈라디아서 6장 7절의
말씀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인생을 조심스럽게 살아가야 한다. 우리 삶의 흔적들이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과 유럽에서는 ‘살충제 계란’으로 난리도 아니다. 수백만 수천만 개의 계란이 폐기되고
백성들은 믿을 수 없는 계란의 공포로, 사업도 가계도 안정을 잃은 채 불안해하고 있다.
날씨가 덥고 닭들에게 진드기가 만연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살포한 약물이 고스란히 계란에 옮겨져 식탁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것이야 말로 심은 대로 거둔 불행한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는 세상을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인 존재들이다. 따라서 우리들이 하는 말과 행동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다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늘 인식하며 살아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면 최고이고 무엇이든지 자신에게 유익하면 그만인 냥 잘못 살아갈 때가 참으로 많다.
하지만 돈만 많이 벌었다고 존경하는 시대는 지났다. 얼마만큼 그 돈을 사회에 환원하며 사회와
국가를 유익하게 하는가에 부의 가치가 평가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모처럼 여름을 맞아 고향인 부산 해운대를 찾았다. 전국에서 모여든 인파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런데 과거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불행한 현실은 어김없이 그대로 있음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쓰레기였다. 낮을 뜨겁게 달궜던 인파만큼이나
밤엔 쓰레기더미로 넘쳐나고 있었다.
과거에서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남을 먼저 생각해주는 사회가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자기
밖에 모르는 사회는 선진국과는 거리가 먼 초라한 사회일 뿐이다.
높은 교육을 받는 것은 사람답게 살기 위함일 것이다. 높은 교육을 받고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사회와 이웃들에게 해를 끼치는 삶을 산다면, 더욱이 그런 사람들이 지배하는 사회는 상상만 해도 참담하다.
더불어 살아갈 줄 모르는 사람들이 사회와 국가의 주인이 될 때 그런 나라는 바로 지상에서 가장 불행한 백성들을 만들어 내고 말뿐이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미국도 요즈음 백인우월주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류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도 아끼지 않고 이 세상에 보내 주셨던 하나님은 분명 경고하고 계신다. “네가 무엇을
심든지 심은 그대로 거두리라”고 말이다.
비록 농부는 아닐지라도 눈에도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인가를 심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현재
생각 없이 심었던 그 열매가 훗날 사랑하는 우리 자손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