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하 목사
오리건 벧엘장로교회 담임/오리건 밴쿠버 한인교회연합회 회장
하나님께 실망했습니까?
살아가면서 사랑의 하나님이 계신데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의문이 생겨서 마음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이건 너무 잔인하지 않나요? 당신은 과연 사랑의 하나님이신가요? 사랑의 하나님이시지만 저의 고난을 막아줄 만큼 능력이 없으신
건가요? 아니 과연 계시기나 하신가요?” 라며 하나님께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까?
이 시대 복음주의 교회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작가 필립 얀시는 ‘하나님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라는 베스트셀러를 썼습니다.
그에 따르면 신실한 그리스도인들 중에도 마음에 묻어두고 살지만
사실은 하나님께 크게 실망한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풀어지지 않은 섭섭함과 아쉬움과 원망의 매듭을 마음에
품지 않고 살기를 원하십니다. 어떻게 그 섭섭함과 원망의 고리를 풀 수 있을까요? 인생이 나의 기대와 달라도
어떻게 하나님께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을까요?
첫째 고난의 끝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선한 이유, 즉 목적이 있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고난 속의 선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망가졌던 인생이 행복으로
변합니다. 우리도
내가 당한 고난 안에 하나님의 사랑의 비밀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은 보이지 않고 침묵하실 때도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성경의 인물 중에서 욥은 한꺼번에 자녀들과 재산을 잃고 아내에게
버림 당하는 고난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시험 중에 하나님을 찾아도 하나님이 침묵으로 일관하시는 것 같이 느껴진 것입니다.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 (욥기 23장 8-9절).
인생을 살다 보면 고통 중에 기도해도 하나님의 응답이 느껴지지 않을 때 가장 힘듭니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것은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하나님께서
아신다” (욥기 23장 10절)라는 말씀입니다.
시편 기자도 이 약속을 믿고 고통을 견디고 승리했습니다. 시편은 “나의 유리함을 주께서
계수하셨사오니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56편 8편)라고 기록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흘린 눈물
한 방울까지도 모두 세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나의 가까운 사람도 모르는 나의 아픔과 슬픔과 억울함을
알고 계십니다. 이
사실을 알 때 우리의 마음에는 세상이 알 수 없는 평화가 임합니다.
셋째 고난 중에도 나는 하나님께 잊혀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의 가장 좋은 친구로 함께 하십니다. 조셉 스크라이븐이 1855년 작곡한 너무나 유명한 찬송, ‘죄 짐 맡은 우리 구주’에 바로 그런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스크라이븐은
약혼식을 두번 올렸지만 한번도 결혼하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약혼녀는 결혼 전날 데이트를 하러오다가
강물에 빠져 익사했습니다. 약혼녀를
잃은 그는 고향을 떠나 캐나다로 갔습니다.
10년이 지난 뒤 그곳에서 만난 약혼녀 역시 전염병으로 잃은
뒤 그는 고향 스코틀랜드로 돌아옵니다. 아들을
염려하는 어머니에게 그는 오히려 위로하며 말합니다. “어머니, 저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셔요”라며 그 찬송가를 들려줍니다. "이런 진실하신
친구, 찾아 볼 수 있을까. 우리 약함 아시오니 어찌 아니
아뢸까 (새찬송가 369장)."
이 찬송은 우리에게 인생의 이정표를 잃은 뒤에도 찾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구가 있을 것임을 알려 줍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해결된 내일만 행복한 자들이 아닙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은 불확실한 삶을 살지만 이런
예수님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부활절을 맞아 인생의 가장 큰 고난과 시험인 죽음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봅시다. 욥이
고백합니다.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욥기 23장 10절).” 고난을 통해 우리에게 순금 같은 믿음을 선물로 주실 주님을 바라볼 때 고통 중에서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이 믿음으로 나갈 때 하나님은 반드시 인생의 고통을 선한 열매로 변화시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