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받은 어린이 8명 중 벨링햄 6살짜리 사망
팔 다리 마비 증상보여...전국서 50명 확진판정
워싱턴주 어린이 8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 ‘급성이완성척수염’(Acute Flaccid MyelitisㆍAFM)에 감염돼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주 보건부는 3~14살 어린이 8명이 AFM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해 시애틀 아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벨링햄에 사는 대니엘 라미레즈(6ㆍ사진)가 30일 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병원과 부모에 따르면 라미레즈는 감기증세와 함께 어지럼증을 호소해 입원했지만 몇시간도 지나지 않아 목 아래 부분에 마비증세가 나타났다. 시애틀 아동병원측은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치료해왔으나 라미레즈가 입원한지 2주가 조금 지나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숨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전국적으로 문제 되고 있는 AFM에 라미레즈 등 워싱턴주에서 8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확진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거주지는 킹 카운티 3명, 프랭클린과 왓콤 카운티가 각각 2명, 피어스 카운티가 1명이었다.
이들 중 5명은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지만 라미레즈를 포함한 나머지 3명은 계속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지난 3월에는 워싱턴주의 어른 1명도 소아마비 증세를 보여 입원 치료를
받았다.
‘소아마비 유사 증후군’으로도 알려진 AFM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어린이의 팔과 다리 등 사지가 약화하는 급성 신경 질환이다. 결국 사지 마비로 이어져 의학자들은 원인불명의 바이러스가 척수를 돌아다니며 운동기능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주는 것으로 추정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의료 전문가들은 2014년 미국에 호흡기 바이러스 사태를 유발한 엔테로바이러스 ‘EV-D68’을
원인균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다.
엔테로바이러스 ‘EV-D68’이 유행한 2014년, 많은 아동이 심한 기침과 함께 오한, 고열, 호흡 곤란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미국에선 1962년 최초로 발견된 희귀 질환이다. 올해 들어 전국 24개 주에서 어린이 50명이 마비 증세를 호소했으며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확률이 100만명
중 1명도 안 되는 희소병인 AFM의 발병 원인과 예방법을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며 손을 깨끗이 씻고, 최신 백신을 맞으며, 뇌염을
일으키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