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칠곤 목사(크릭사이드 한인교회 담임)
신앙인의 영적 사각지대
미국에서 자라는 10대들의 관심 중의 하나는 만 16세가 되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운전면허 시험이다. 필기시험에 합격하게 되면 실기시험의 합격을 위해 학원을 다니거나 부모나 다른 성인과 동승하여 운전연습을 해야 한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경험해보는 것인데 그것은 아버지가 아들이 운전연습을 하는 동안 화를 자주 내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운전을 처음 하기에 두려울 뿐 아니라 사이드 미러와 백미러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차선을 바꾸는 데 있어서 사각지대를 잘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운전 경험이 많은 운전자 일지라도 사각지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개를 어깨 너머까지 돌려야 한다.
이것에 익숙하지 못한 10대는 주행 중에 차선을 변경하는 데 있어 주춤 주춤하고 옆에서 달려 오는 차량을 보지 못하기에 답답한 아버지는 운전을 배우는 아들에게 갑작스럽게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낸다. “너 이렇게 운전하려고 하면 운전하지마!” 이런 말을 들은 아들은 “아빠하고는 불안해서 운전을 더 이상 배울 수 없어”라고 논쟁을 하게 된다. 운전자에게 사각지대는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기에 누구나 주의해야 할 안전 수칙이다.
신앙인에게도 영적인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죄인된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못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을 나의 구주라고 고백하고 주님의 은혜를 통해 구원함을 받은 성도인 나도 때로는 올바른 신앙의 방향을 잊어버리고 산다.
중세시대 수도자인 토마스 아 켐피스는 이러한 이유를 성도가 “하나님의 선한 뜻에 순종하기 보다는 육신의 욕망을 쫓아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말은 신앙인의 삶에 있어서 세상이 우선(primary)이고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며 경건의 삶을 사는 것이 두 번째(secondary)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삶은 신앙들에게 영적인 질병을 갖게 하고 자신들이 영적인 장애를 가지고 살면서도 그것에 대한 심각성을 모르고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신앙인들이 하나님과 동떨어져 살아가는 것이 편안할 뿐 아니라 영적인 사각지대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신앙인들이 정체성을 회복하고 신앙인이 바라보아야 할 영적 사각지대를 늘 점검하고 확인하는 영적생활을 하는 것이다.
구약에서 제사장들은 야곱의 후손인 12 지파 중에 레위 지파이었으며 그들은 하나님이 약속한 가나안 땅을 상속받지 못했다. 하나님께서 레위 지파를 이스라엘 전 지역에 흩어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가르치고 제사의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셨으며 그들을 통해 온 인류의 구속사를 이루시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계셨다.
신약에서 제사장들은 하나님으로부터 택함을 받아 구원함을 받은 모든 사람들이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벧전2:9)
종교개혁자인 마틴 루터는 이 말씀과 히브리서 7:27절을 통해 만인 제사장의 교리를 구체화 했다.
“그는 저 대제사장들이 먼저 자기 죄를 위하고 다음에 백성의 죄를 위하여 날마다 제사드리는 것과 같이 할 필요가 없으니 이는 그가 단번에 자기를 드려 이루셨음이라” 이 말을 통해 마틴 루터는 그리스도 안에 성도라면 누구나 거룩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제사장이 되는 영광스런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예수님으로부터 구속함을 받은 성도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보호(protection), 은혜(grace)와 평안(comfort)의 축복을 받는 특권을 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축복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왕 같은 제사장들은 날마다 주님과 영적 대화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로 간구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신앙인들이 하나님과 대화를 하지 못하면 대화의 단절로 인해 사탄의 유혹에 쉽게 넘어지고 죄를 범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신앙인들은 잃어버린 자들과 구원받지 못한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전파를 더 이상 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목사나 전도사님들이 하는 것이고 성도는 단순히 말씀을 듣고 살아가는 것이 신앙을 지키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복음의 선포는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칭함을 받은 신앙인들 모두가 전해야 할 아름다운 덕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신앙인들은 매일 매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복된 삶을 살아가야 한다.
현대 신앙인들이 제사장의 정체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이 아닌 저주를 받게 되는 데 그것은 징계, 수치 그리고 직분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칭함을 받은 성도들이 은혜의 축복을 받기 위해서는 진정한 영적인 각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