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종사들 급강하 경험 잇따라 보고
CNN “최소 5건 보고 자동항법전환 뒤 급강하도”
보잉 문제해결 실패 땐 보험 등 천문학적 손실 예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미 연방항공청(FAA)이 운항 중단을 결정한데 이어 해당 기종을 몰면서 급강하를 경험했다는 조종사들의 보고가 잇따르면서 보잉의 차세대 주력기종인 ‘B737 맥스’ 기종에 심각한 기체 결함이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운항정치 긴급명령을 내리면서 "보잉이 빨리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며 보잉은 해결책으로 소프트웨어 수정 등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패할 경우 천문학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기종의 항공기 운항 중단 조치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앞서 연방항공청(FAA)은 2013년 보잉 B787 드림라이너의 배터리 결함 사태 당시 이 기종에 대해 운항중단 조처를 내렸었다. 당시 보잉은 4개월간 설계를 전면 수정한 이후에야 운항을 재개할 수 있었다.
B737 맥스 기종을 몰면서 급강하를 경험했다는 보고도 확인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FAA 데이터베이스 확인 결과 B737 맥스 기종과 관련해 최소 5건의 위험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2건은 조종특성방향체계(MCAS)와 관련해 기체 급강하 사례였다.
한 기장은 비정상적으로 작동한 자동항법장치에 대해 보고하면서 “기수(기체 머리) 부분이 순간적으로 급강하하는 노즈다운(nose-down) 현상을 경험했다”고 보고했고 부기장 한 명도 이륙 후 자동항법장치로 전환한 직후 기체 급강하를 느꼈다는 내용을 접수했다.
보잉이 2017년 FAA 인증과 함께 항공사 인도를 시작한 B737 맥스 시리즈는 보잉의 4세대 최신형 소형 항공기로 기존 B737 NG 시리즈에 비해 연료효율을 높이고 항속거리를 늘린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신형 LEAP-1B 엔진을 탑재하면서 엔진 위치를 기존 대비 약간 앞쪽, 날개에 비해 위쪽으로 옮겨 기체 무게중심을 앞으로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륙 후 기체가 머리를 드는 피치업(pitch up)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보잉은 기수 부분을 자동으로 내려주는 MCAS 시스템을 개발·탑재했다.
하지만 시스템이 오작동할 경우 추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잉은 구체적인 문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B737 맥스 기종 전반에 걸쳐 조종제어 소프트웨어를 대폭 수정해 몇주 내로 업데이트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수정 후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경우 회복 불능의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미 에티오피아항공 추락사고로 보잉 보험사가 내야 할 파손 비행기 보험금만 5,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 이미 5,000대 가까이 주문을 받아 놓은 B737 맥스 기종의 인도 취소가 이어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737 맥스 기종이 향후 보잉 판매량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데 이는 연수익의 40%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래저래 보잉으로서는 최악의 해를 맞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