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하 목사/오리건 벧엘장로교회 담임
영적인 “Me Too” 운동
최근 전세계가 ‘Me Too
캠페인’으로 떠들썩합니다.
타임지는 작년 한해 동안 총기사고, 북한 핵실험, 트럼프 정부의 출범 등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있었지만
가장 세계를 뒤흔든 사건은 바로 'Me Too' 운동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2017년 10월16일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로 시작됐습니다. 이 글은 성폭력을 당한 희생자들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말고 “나도 당했어”란 의미로 “Me Too”라고 외치면 사회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고 개선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하룻밤 새 천만건이 넘게 공유되면서 사회의 거대한
운동으로 발전했습니다. 나비의 작은 날갯 짓이 이처럼 태풍이 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
몇 주간 평창 동계올림픽보다 더 뜨겁게 다뤄지는 소재가 바로 성폭력 피해자들의 'Me Too' 운동입니다.
그 동안 숨어 지내던 사회 전반의 수많은 성폭력 희생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경악할 것은 Me Too의 희생자 대부분은 사회적으로 가장 신뢰할만하다고
여겨지는 검찰, 연극인, 작가, 성직자들이라는 사실입니다.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가슴을 멍들게 하고 반대로 자신의 권력을 오용해서 약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이들의 몹쓸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그러나 곪아 터지고 있는 우리 사회가 비록 지금은 실망스럽더라도 감염 된 상처가 터지면 회복되듯이
이런 Me Too 운동을 통해 정화되고 진실해질 것을 소망해 봅니다.
한편 이런 사회적 Me
Too 운동을 바라보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영적인 Me Too가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감추고 있던 과거의 상처를 용기 있게 들어내는 이들처럼 우리도 직장과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더 이상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감추지 말고 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 (마5:13-16)고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알려 주셨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감추지 말고 들어내라는 분부입니다.
우리 모두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는데 ‘미투’ 합시다. 십자가와
복음이 부끄럽다고 숨어살지 맙시다.
이제부터는 복음을 자랑하는데 ‘미투’ 합시다! 복음 전하는데 ‘미투’ 합시다! 기도하는데 ‘미투’ 합시다! 섬기는데 ‘미투’ 합시다! 나부터 복음의 증인으로 용기 있게 ‘미투’ 하면 사회의 ‘미투’ 운동보다 강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진리의 계절이 도래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