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대규모 유동성 공급, 적극적인 시장 개입 '유사'
당시보다 종목 건전성…기술주 포함 증시 전반 강세
미국 뉴욕증시가 8일(현지시간)에도 급락장으로 마감하면서 투자자들이 1999~2000년 당시 '닷컴 버블' 붕괴 경험을 떠올리기 시작했다고 경제 전문매체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닷컴 버블'은 인터넷 관련 분야가 성장하다 1990년대 후반 관련 주가의 급속한 상승을 초래한 거품경제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당시 창업과 함께 주가가 폭등했던 정보기술(IT) 벤처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파산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다줬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지난주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인 데 이어 사흘간의 노동절 연휴(5~7일)를 마치고 개장한 이날도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11%, 나스닥100 지수는 4.76% 각각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이에 대해 투자자문사 르네상스 매크로리서치의 제프 드그라프 대표는 "6개월 전 통화·재정 부문에 취해진 공격적 조치와 1998년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간에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과거 '닷컴 버블' 붕괴 때와 비교했다.
미국은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고자 공격적인 경기부양책과 통화완화정책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그러나 그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실업률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고 주택 등의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는 등 경제상황이 좋았다는 게 드그라프의 지적이다.
이는 닷컴 버블 붕괴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연준은 앞서 LTCM 파산에 따른 충격을 줄이고자 시장에 적극 개입했고, 그 결과 2000년 나스닥 지수는 5000선을 찍었지만 이후 폭락했다.
다만 드그라프는 "LTCM 파산 뒤 나스닥100 지수가 정점을 찍기까진 18개월 가까이 걸렸다, 그러나 우리가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건 이제 5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차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드그라프는 특히 "연준은 (2000년) 나스닥 지수가 정점을 찍은 뒤 경기부양책을 줄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런 얘기가 나오지도 검토되지도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드그라프는 또 "'닷컴 버블' 붕괴 때에 비해 지금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들이 훨씬 더 건전하다"면서 "당시 시장에선 기술주만 움직였지만, 지금은 기술주 강세 속에 다른 종목의 주식들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올 3월23일 저점 이후 지난주 대규모 매도가 발생하기 전까지 주요 지수의 고공행진을 선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이달 2일 사상 최고치(3580.4)를 기록했고, 지난주 초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도 올 2월 이후 처음으로 2만9000선을 넘었던 상황이다.
드그라프는 "1999년에도 나스닥100 지수가 상승 기조 속에 5% 이상 떨어진 적이 몇 번 있다"면서 "모멘텀 주도 시장이 짧지만 의미 있게 '급소'(pressure point)를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