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가장 두려운 미래의 사건
우리들이 미래에 대하여 갖는 불안이나
공포는 대부분 질병ㆍ사고ㆍ빈곤ㆍ실패ㆍ전쟁ㆍ자연 재해 등이기 때문에 그러한 역경으로부터 우리를 지켜 달라는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마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미래를 위한 기도에는 그 무엇보다도 먼저 죄악의 시험을 이기도록 기도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미래에 맞을 수도
있는 어려운 일들이 시련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죄를 범하는 행위는 아닌 반면, 시험에 빠져 죄 속에 사는
행위는 변명의 여지없이 우리가 범하는 범죄이고 따라서 거기에는 영과 육이 공멸하는 책벌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그 시험이
가장 두렵고 경계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 시험을 너무나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그 시험에 대한 강한 경각심을 일깨우시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우리들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온갖 불의의 사고를 피하려고 얼마나 세심한 주의를 쏟으면서
살고 있습니까. 빈곤의 고통을 겪지 않으려고 얼마나 밤낮으로 땀 흘리며 일하고 있습니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죄를 짓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일시적인 시련일 뿐인 그런 것들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토록 전력투구하면서도 하나님이 가장 혐오하시면서 우리에게 준엄한 형벌까지 따르게
하신 그 죄의 유혹과 시험에 대하여는 너무나 무방비상태로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주님이 보시기에 얼마나 안타까우셨겠습니까.
사실, 엄밀히 말해서 우리가 진정 죄의 유혹으로부터 자유하여 구원의 길로만 들어선다면 우리에게 나타나는 여러가지 역경들은
조만간 우리의 육신과 더불어 사라질 것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아무리
긴 병에 시달리고,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아무리
경제적으로 궁핍한 삶을 산다고 해도 죄악에서 벗어난 순결한 영혼이라면 하나님은 그 영혼을 언제든지 두 손 들어 영접하시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간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도로서, 지엽적인
문제가 아닌 본질적인 문제, 순간적인 문제가 아닌 영원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시험을 이기고 악으로부터의
구원을 호소하도록 가르치신 것입니다.
우리들이 저지르는 죄악은 다 어느
한 순간의 유혹과 시험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물욕에서 오는 시험, 명예나 권세욕에서 오는 시험, 쾌락의 욕망에서 오는 시험, 증오와 분노에서 오는 시험 등 헤아릴 수 없는 시험들이 호시탐탐 우리의 허점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지금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이나 순간적인
시험에 넘어져 그 귀한 지위와 명예를 모두 잃고 패가망신한 사람들에게 가장 후회스러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이구동성으로 “그 순간의 시험만 물리쳤더라면”, “그 순간의 분노만 참았더라면”, “그 순간의 욕망만 자제했더라면” 하고 후회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그 시험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시험을 얼마든지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유혹을 다만 으레 따라다니는 동반자쯤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신있다고 방심하는 그 곳에 함정이 있습니다. 지나친 자신감은 패배를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을 과신할 때 부당한 모험을 하게 되는데, 그 때가 바로
시험에 무너지기 쉬운 때입니다. 그래서 성격은 “그런 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너머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험이 아무리 강하고
두려운 것이라고 해도 우리가 거기에 철저한 경계심을 가지고 주님께서 가르치신 기도에 전적으로 의존할 때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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