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는 5년 만에 사실상 MS 복귀
세계
최고 IT업체로 군림하다가 애플에 밀려나 고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수장으로 등극한 사티야 나델라(46.사진)의 성공신화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고 성인이 돼서 미국으로 유학 왔던 인도 이민 1세대가 여전히 세계 최고기업인 MS의 최고경영자(CEO)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나델라 신임 CEO가 기술을 전공한 기술통이지만 금융과 경영에도 정통한데다 시 읽기를 좋아하는
문학애호가라고 보도했다.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고위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나델라는 인도 망갈로르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학과가 개설되지 않아 차선으로 택한 것이다.
그는
스무살이 지난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와 위스콘신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시카고대학에서 경영대학원(MBA)학위도
받았다. 나델라 CEO는 “매주
금요일이면 시카고로 날아가 토요일 수업을 듣고는 MS본사가 있는 워싱턴주 레드먼드로 돌아와 다시 한
주 동안 일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에서 일하다가 1992년 MS로 옮긴 나델라 CEO는 기술은 물론 경영과 문학적인 기질 등을 두루 갖춰 동료와 부하 직원으로부터 신망을 쌓았다.
인도의
대표적 스포츠인 크리켓 선수 출신으로 여가시간에 크리켓 경기와 시 읽기를 즐기는 그는 “시는 암호와
같아서 여러 페이지의 문장으로 표현될 것이 단 몇 줄에 압축돼 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켓에 대해서도 “세계에서 가장 긴 스포츠로 그 안에 수많은 서브플롯이
있는 러시아 소설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1992년 결혼 부인과의 사이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가족, 호기심, 지식에
대한 갈망이 나를 규제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CEO로 결정되자 4일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모바일 우선, 클라우드 우선이어야 한다”면서 “우리 임무는 모바일과 클라우드가 우선인 세상에서 MS를 성공적으로 키워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T업계에서는 혁신만이 존경 받는다”며 “우리의 핵심 역량으로 사용자들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혁신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이번 인사를 통해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기술고문이란 직함으로 5년
만에 MS에 복귀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게이츠는 1999년 CEO에서 물러난 후MS 이사회 의장을 맡았지만 2008년 이후에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사업에만 전념해 왔다.
게이츠의 복귀는 나델라 CEO의 요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델라는 게이츠에게 신제품 개발에 대한 조언을 얻는 한편, 이사회의
외풍을 막아줄 지원군 역할을 기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