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하 목사
오리건 벧엘장로교회 담임/오리건 밴쿠버 한인교회연합회장
가능성을 보는 믿음을 키웁시다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않고 가능성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제가 시카고에 처음 유학 갔을 때 2년정도 윌로우크릭교회(Willow
Creek Community Church at South Barrington)에서 주일학교 스태프로 섬긴 적이 있습니다.
이 교회는 출석성도가 3만명이 넘는 미국을 대표하는 교회 중 하나로 특별히 구도자예배(Seeker’s Service)를 처음으로 시도해서 불신자 전도에
힘쓰고 있는 건강한 교회입니다.
제가 공부하던 신학대학원은 졸업 전에 인턴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교회에서 그 과정을 밟았습니다. 그때 주일예배 시간에 담임이신
빌 하이벨 목사님이 휴가 중이라서 티칭 Pastor였던 진 아플(Jene Appel) 목사님이
설교를 하셨는데 다음의
메시지를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시카고
윌로우크릭에 오기 전에 라스베가스에서 목회를 했습니다. 꿈보다 더 잘되는 목회 성공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성도가 천 명을 기록하는 가장 감격스러운 주일날 밤에 저의 가정에서는 가장 큰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그날 밤 더 이상 저를 견디지 못한 아내가 이혼하자며 집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설교 중에 이 같은 고백을 하는 아플 목사님의 눈가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때 몇 가지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첫째 ‘교회와 가정목회, 이 두 가지를 함께 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구나’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둘째, 굳이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자신의 이혼 경험을 대예배시간에 고백할 수 있는 용기 있는 목사와 동시에 들어주고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성숙한 성도들이 있는 이 교회가 부러웠습니다.
셋째는 담임목사인 빌 하이벨 목사의 리더십입니다. 그는 스태프를 영입할 때 이혼 경력이나 복구될 수 없는 실패의 경험을 보고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아픈 경험을 통해 철저하게 배운 교훈이 무엇이며 그 경험을 발판 삼아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던
것입니다.
하이벨 목사님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아플 목사님은 윌로우크릭에서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고 지금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 중 하나인 Eastside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교회는 이혼자, 사별자, 중독자, 탈선 청소년, 소수민족 등 아플 목사님과 같은 실패자와 숨겨진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회복하는 일에 다른 교회보다 더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아플 목사님이 맺고 있는 열매는 그가 과거에 철저히 실패한 사람이었지만 그의 가능성을 믿고 새 기회를 준 하이벨 목사님과 윌로우크릭처치가 아니었으면
결코 맺힐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삼상 16:7)”는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 순간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눈으로 자주 넘어지는 내 자신과 실패하는 이웃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선입견에 얼룩진 마음의
안경을 닦아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