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하 목사
<벧엘장로교회 담임/오리건 밴쿠버
한인교회연합회 회장>
최근 TV와 신문의 뉴스를 대하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김정남의 암살, 한국 최고 기업 총수의 구속,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 파동... 지난 한 주 동안 발생한 사건이
일년 동안 일어난 사건들 보다 더 많고 복잡한 느낌입니다.
현대 사회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절대로 평안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한국을 가도, 미국을 가도, 세계
어디를 가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은 선하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비록 먹구름이 햇빛을 가리고 있어도 그 위에 태양은 존재합니다. 마찬가지로 성경은 비록 세상이 비관적으로 보일 지라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할 때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이라 (롬 8:28)"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히려 불안하고 불확실한
순간이 참된 평안을 주시는 하나님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회가 혼란해 질수록 신앙을 가진 분들은 자신과 세상과의 관계를 어떻게 두고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된 신앙인의 모습이란 ‘세상에 무관심해 지는 것인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가?’로 고심하게 됩니다. 이 점을 치열하게 고민한 예일대 기독교 세계관 교수였던 리차드 니버 (Richard Niebuhr)는 그의 저서 ‘그리스도와 문화’에서 신앙인이 취할 수 있는 5가지 사회적 입장에 대해 소개합니다.
첫째는 ‘문화에 대립하는 그리스도’입니다. 이는 반문화적 입장으로 세상은 악하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없다는 수도원주의와 같은 사상입니다.
두 번째는 ‘문화의 그리스도’입니다. 이는 첫 번째와 반대 되는
입장으로 신앙과 세상은 같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선하기 때문에 신앙인은
세상을 따라가면 된다는 견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여지는 세상은
과연 우리가 순진하게 따라갈 만큼 선한가 돌아봐야 합니다.
세 번째는 ‘문화 위의 그리스도’입니다. 이는 기독교의 우월적인 입장에서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모든 면에서 기독교와 교회만 옳기 때문에 세상은 따라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한결 같이 옳았지 교회가 절대적으로 옳기만 했던 것이 아니었음을 보여줍니다.
네 번째는 ‘역설적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와 문화’입니다. 이 사상은 신앙과 문화를 양쪽 다 인정하면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중에 역설적으로 성숙해 간다는 주장입니다. 이는 바울과 루터의 입장으로 개인의 구원 과정을 설명하는데는 탁월하지만 성도의 사회적인 책임을 강조하는데는 다소 미흡할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문화의 변혁자인 그리스도’입니다. 이는 신앙과 교회는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세상을 변혁시킬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어거스틴, 칼빈, 요한 웨슬리의 주장으로 복음은 개인의 구원을 넘어서 세상의 모든 영역을 구속시킬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혼란스럽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위의 5가지 입장 중에 어느 쪽을 믿고 살아갑니까?
만일 세상이 너무 악해 보여서
희망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무관심해 지기로 작정하셨다면 첫 번째(문화에 대립하는 그리스도) 입장일 것입니다.
또한 기독교는 세상의 많은 종교와 학문 중에 하나 정도만 여긴다면 두 번째(문화의 그리스도)에 서 있는 것이며, 기독교만 옳기 때문에 타종교와 사상을 비판만 한다면 세 번째 입장(문화 위의 그리스도), 또한 신앙을 선과 악의 치열한 싸움으로 생각하면서 개인의 거룩한 성화에 힘쓴 다면 네번째(역설적
관계)입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개인의 구원과 성화를 넘어 그리스도의 은혜를 품고 부패하고 어두워 가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기로 헌신한다면 당신은 세상의
변혁자로서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앙인입니다.
어느 때보다 그리스도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세상의 가치관이 나와 너무 다르다고 실망하고 세상을 등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은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요구하십니다.
나이키의 표어와 같이 ‘Just Do It!’ 크든지 작든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고 있다면 우리는 오늘 주님이 부르시더라도 부끄러움이 없는 값진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이 나를 실망시킬 지라도 오늘 하루 일용할 건강과 지혜와 양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십시오.
그리고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내 이웃에 심어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의 삶과 입술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힘쓰고 기도로 세계 복음화를 위해 일하고 계신 우리 하나님의 동역자가 되십시오. 그러면 가장 실망스러운 시대를 살아간다 할 지라도
우리는 가장 값진 삶을 살아가는 존귀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