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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04 01:52
포틀랜드 LPGA서 전인지 우승 문턱서 멈춰섰다
'2년차 무관' 전인지와 '3년 묵은 한' 루이스의 쫄깃했던 명승부
전인지(23)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둘 모두 우승에 대한 절박함이 있었다. 준우승을 수차례 경험하며 아쉬움을 삼켰던 둘의 맞대결에서 루이스가 끝내 웃었다.
전인지는 4일(한국시간) 미국 오레건주 포틀랜드의 콜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647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루이스(20언더파 268타)에 한 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승부였다. 전인지는 3라운드까지 루이스에 4타 뒤진 공동 3위였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맹위를 떨쳤다.
반면 루이스는 전반에 3타를 줄였지만 7번홀(파5) 이후 좀처럼 버디를 잡지 못했다. 연속 파 행진을 벌이면서 전인지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후반에 두 타를 더 줄이며 2타차로 접근한 전인지는 16번홀(파3)에서 5m가 넘는 장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포효했다. 이 버디로 한 타차까지 따라붙으며 루이스를 압박했다.
이어진 17번홀(파4)은 최대 승부처였다. 루이스의 세컨드샷이 그린 옆 프린지로 빗나간 반면, 전인지는 3m 가량의 버디 찬스를 잡았다. 전인지가 버디, 루이스가 보기를 한다면 단숨에 순위가 역전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루이스의 위기 관리 능력이 좋았다. 그는 정확한 어프로치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반면 전인지는 앞선 16번홀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의 버디 퍼팅을 실패하면서 기회를 놓쳤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둘이 나란히 파를 기록해 결국 한 타차가 유지됐고, 우승 트로피는 루이스에게 돌아갔다.
이전까지 이미 LPGA투어 11승을 기록 중인 '베테랑' 루이스지만, 이번 우승은 어느 때보다도 소중했다. 지난 2014년 6월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무려 3년3개월을 기다린 끝에 거머쥔 우승이기 때문이다.
루이스는 마지막 우승 이후 지독한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다. 2014년 하반기에 준우승 2차례를 기록한 것이 시작이었다. 2015년에는 무려 6번의 준우승을 기록했고, 2016년에도 3차례의 준우승을 추가했다. 올 시즌에도 파운더스컵에서 전인지와 함께 나란히 공동 준우승을 기록했다. 아칸소 챔피언십과 이번 대회 우승 사이에 무려 12차례의 준우승이 있었다.
루이스는 경기 후 "내가 필요로 할 때 샷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여유를 가졌다. 나는 우승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지만 그것은 언제나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반에서 3년의 시간은 정말 힘들었다. 때때로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그럴 때마다 남편이 내 곁에 있어줬고, 그와 함께 우승을 맛본 것은 특별한 일이었다"고 했다.
특히 루이스는 이번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1800만원)를 고향 휴스턴에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고향에 상금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갖는 우승이었다.
반면 전인지는 또 한 번의 좌절을 맛봤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인왕과 최저타수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던 그는 2년차인 올 시즌 이번 대회까지 준우승만 무려 5차례 기록했다.
시즌 첫승의 기회는 또 한 번 다음으로 미뤄졌지만, 전인지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오늘 또 한 번 노보기 경기를 했고 훌륭한 라운드였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또 다시 우승을 위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승자' 루이스에 대한 축하도 잊지 않았다. 그는 "스테이시의 플레이도 상당히 좋았다. 나는 그의 플레이를 좋아한다"면서 "루이스가 이전까지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기에 정말 크게 축하를 해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