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조건 걸고 北상황 관리 나서
북미간 '10월 서프라이즈' 성사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남측의 인도적 지원 및 보건방역 협력에는 응답할 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개인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대선에서) 이기면 이란과 매우 신속하게 협상할 것이고 북한과 매우 신속하게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현재 미국은 실제로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이는 과거 정권에서는 한 번도 이루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미국 대선이 예정되어 있는 11월 이전엔 북한과의 협상이 사실상 어렵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재선'을 조건으로 걸면서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의지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대선이 아니었다면 북한과 이란, 중국 같은 나라들이 협상장에 나왔을 것"이라며 협상의 주요 조건 중 하나로 자신의 재선여부를 거듭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북한의 도발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상황 관리 목적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을 향해 도발하지 않을 것을 우회적으로 당부한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간 두 차례 정상회담을 자신의 외교안보 치적으로 꼽아왔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교착 상태인 비핵화 협상을 외교적 성과로 전환하기 위한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며 군불을 떼어 왔지만, 코로나19를 비롯해 미국의 대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이같은 시나리오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한은 미국에서 북미정상회담 추진 가능성 언급이 나온 직후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우선 강조하며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미국의 '10월 서프라이즈'가 트럼프의 재선 가도를 앞둔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하며 "지금 정상회담을 한다면 누구의 지루한 자랑거리로만 이용될 것이 뻔하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홍수 피해에 집중하고 있다. 내부적 상황에 힘쓰고 있는 북한은 당분간 미국의 대선 상황을 지켜보며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북 정책을 저울질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간 대화 진전이 11월까지는 멈춰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새 외교안보라인을 구축하고 남북간 협력을 촉구하고 있는 남측의 메시지에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통일부는 최근 민간단체들이 신청한 코로나19 관련 대북지원 물품의 반출을 승인하고, 당국 간 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집중호우를 기점으로 재난재해분야 협력도 강조하고 있다.
통일부는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전 지역이 홍수로 인한 피해와 물 관리에 대한 애로가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요건이 되면 다각적으로 (수해 지원 등 협력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서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당국간 협력을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