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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6 02:49
[잘 나가는 아마존]①CEO 편지에 담긴 '성공비결'
손 안의 책부터 지구 밖 우주까지. 모든 것을 담아내려는 아마존의 확장세가 무섭다. 그 뒤엔 묵묵히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아마존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베조스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업과 CEO' 아마존과 베조스를 집중 탐구했다. /편집자註
'고객 중심'의 선순환, 기업의 목표이자 성공비결 실패 거름삼는 경영 철학도 한몫
'아마존드'(Amazoned·아마존에 의해 파괴되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꼽히는 아마존이 만들어 낸 신조어다.
A부터 Z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꿈을 실현하려는 듯 아마존은 다양한 산업 전반에 발을 넓혀 왔다. 출판과 물류를 넘어 클라우드 컴퓨팅까지 손대는 족족 기존 강자를 뒤엎고 시장을 지배하며 승승장구한 것.
계속된 약진에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의 성공 비결을 궁금해했고, 일부는 그 비결을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의 경영 철학이 담긴 '연례 서한'에서 찾았다. CNBC는 이 편지가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의 '필독서'라고 전했다.
◇"세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 회사가 되자"
베조스 CEO는 가장 최근 연례서한에서 자사의 '핵심 가치'로 고객 우선주의를 꼽았다. 그건 아마존을 시작할 때서부터의 신념이다. 아마존 경영 20년이 지나도록 변치않은. 자신에게 온 이메일로 고객의 요청 사항을 여전히 직접 살핀다는 베조스 CEO는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불만을 즉각 확인해 사업에 반영해 왔다.
고객 입맛에 맞춘 운영에 이용자는 늘어갔다. 충성도를 반영할 수 있는 유료 회원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이용자도 최근 1억명을 돌파했다. 인류 75명 중 1명, 그리고 미국 가정의 절반이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 서비스는 소비자를 아마존의 품 안에 단단하게 가뒀다.
아마존은 이 엄청난 수의 충성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또다시 사업 다각화와 발전에 나선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필요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 아마존의 '고객 집착'이 계속해서 선순환을 이루는 셈이다.
실제로 아마존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의 등장도 고객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다. 사용자의 쇼핑 습관을 분석해 '도우미' 역할을 한다. 냉장고에 달걀이 떨어졌는지 세제가 떨어졌는지 사용자의 생필품 구매 속도 등을 파악해 아예 자동 주문까지 할 수 있는 아마존 '대시'도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그 편리함에 '아마존드'될 수밖에 없다.
아마존은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준비도 하고 있다. 계산대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는 편리한 슈퍼마켓 '아마존 고' 운영을 통해 아마존은 소비자의 성별·인종·연령·선호상품 등을 수집, 유통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수많은 산업을 점령하며 1등 자리를 집어 삼켜왔지만 '공룡' 아마존의 성공 이면에도 수많은 실패가 있었다. 아마존을 키운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단 이를 발판삼아 "두 발 더 전진하자"고 독려하는 기업문화 덕분이란 분석이다.
아마존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2015년 야심차게 내놓았던 스마트폰 '파이어폰'. 2년을 공들여 자체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파이어폰을 출시했지만 호환성 등을 이유로 시장에서 대패, 1억7000만달러라는 손실을 입고 1년만에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당시 아마존은 실패를 성장을 위한 거름으로 만들었다. 파이어폰 개발팀은 AI 스피커 알렉사를 출시했다. 그리고 북미 판매 1위를 차지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알렉사는 아마존의 '효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RBC 캐피털 마켓은 올해부터 3년 후인 2020년까지 알렉사가 10조원 이상의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행 숙박업, 소셜 커머스, 스마트 월렛 등 아마존이 실패한 사업은 많다. 가장 최근에는 의약품 유통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1년간 공을 들였지만 오랫동안 탄탄히 유지된 기존 제휴 관계를 뚫지 못한데다 주변 환경에 민감한 의약품을 위한 물류 창고 건설에도 애를 먹은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실패만으로 아마존이 완전히 나가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공급망을 뚫는 대신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할 길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 혁신을 계속해온 베조스 CEO는 지난 2013년 서한에서 이렇게 말했다. "빨리 실패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3년 뒤 또다시 "실패와 혁신은 쌍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패하기 가장 좋은 회사'가 되고 싶다는 말은 이젠 공룡이 된 아마존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실패의 진흙길을 겁내지 않는 아마존의 경영철학이 지금의 '꽃길'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