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진저, 옛골 등 한인식당 업주들 걱정 태산
업주뿐 아니라 종업원들도 상당수 당장 일자리 잃어
워싱턴주 정부가 지난 15일 밤 전격적으로 주내 식당과 술집, 유흥업소, 레크리에이션 시설 등에 대한 영업중단 조치를 방침을 결정하면서 시애틀지역 한인 식당들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지사 15일 밤 성명 발표, 16일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워싱턴주 전체 식당과 술집, 카페, 유흥업소, 레크리에이션 시설 등은 17일부터 문을 닫아야 한다. 킹 카운티는 15일 주지사 성명 이후 곧바로 이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나선 상태였다.
이같은 소식들이 15일 밤부터 한인 사회에서도 퍼지면서 당장 한인 식당들은 16일부터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업 준비에 나섰다.
벨뷰 BBQ 한식당인 블루진저는 이날부터 영업 중단에 나섰다. 엘렉스 신 사장은 “현재 급속히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고통을 분담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라고 한숨을 쉬웠다.
신 사장은 “주정부 방침에는 식당 안에 손님이 앉는 것은 금지되지만 테이크 아웃과 배달은 가능하다”면서 “할인된 가격으로 BBQ를 투고 형태로 판매할까도 고민했지만 일단 영업을 중단한 상태에서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쇼어라인의 옛골 식당의 이진성 사장도 17일부터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서북미한식세계화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 사장은 "이번 사태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식당을 비롯해 한인 업소들에겐 정말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나머지 대부분 한식당 업주들은 "주정부 방침에 따를 수 밖에 없어 일단 오는 31일까지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주정부가 아무런 유예기간도 주지 않고 전격적인 결정을 하면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영업중단을 할 수 밖에 업는 상황이 됐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들은 “현재로서는 임대비 등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현재 같은 비상 상황 속에선 일단 버티는 것이 사는 것”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아예 영업을 중단한 업소들도 많지만 자구책으로 투고(To Go)영업을 하겠다는 업소도 적지 않았다. 에드먼즈에 있는 한식당 산마루는 16일까지는 일단 정상적인 영업을 한 뒤 17일부터 투고로만 영업을 하기로 했고, 쇼어라인 해남갈비도 16일부터 투고 영업만 하기로 했다.
한식당뿐 아니라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테리야키 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린우드지역에서 테리야키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A씨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이미 고객의 70% 이상이 줄었다”면서 “주 정부가 영업중단조치까지 내려 이제는 정말로 렌트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테리야키 식당들은 문을 열고 투고 손님만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사태로 투고 고객마저 크게 줄어 걱정이 태산이다.
한인 업주들도 문제지만 한인 식당이나 테리야키에서 일을 했던 종업원들도 당장 생계 위협에 처한 상태다. 대부분의 식당 종업원들이 시급제 등으로 일을 해왔기 때문에 식당이 문을 닫으면 수입이 뚝 끊기게 돼있는 상태이다.
한인 식당에서 웨이추레스로 일을 했다는 K씨는 "최근 식당에 손님이 줄어 일하는 시간은 물론 팁도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었는데 이젠 강제 폐업까지 하게 돼서 수입이 없게 돼 당장 렌트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