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하 목사(오리건 벧엘장로교회 담임)
영적 치매와 건망증의 치료법
치매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를 아시나요? 건망증은 기억이 분명하게 나지 않고 자주 잊어버리는 현상입니다. 즉, 자신이 열쇠를 어디 놓았는지 잊어버리고 자주 찾는 것은 건망증이 심한 것입니다. 보통 너무 바쁘거나 몰두하는 일이 있을 때 건망증이 심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치매는 다릅니다. 치매는 기억력보다 판단이나 인지능력이 없어지는 겁니다. 즉, 열쇠를 어디 놔두었는지 몰라서 찾기 힘든 것이 아니라 열쇠를 보고 “이게 대체 뭐에 쓰는 거지?”라고 말한다면 치매 증상이 온 것입니다.
만일 오랜 만에 귀국한 아들을 보고 한국에 사는 어머니가 “당신이 누구지?”한다면 그것은 건망증이 아니라 치매 증상입니다. 즉, 기억이 나지 않은 것은 ‘건망증’이고 이것이 무엇인지, 이 분이 누구인지 모르는 것은 ‘치매’ 입니다.
그런데 성도들은 영적 치매와 건망증을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그것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일어나는 치매와 건망증보다 더 자주 일어나고 심각할 수 있습니다. 먼저 영적 치매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 하나님이 누구신지 모르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제대로 알고 섬겨야 하는데 나를 하나님으로 알고 나의 욕망을 하나님처럼 섬기는 것이 영적 치매입니다.
이와 달리 영적 건망증은 지금까지 나와 함께 하시고 나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나의 나 된 것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인데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모두 자신이 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영적 치매를 앓기 때문에 본래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망각하면 안 됩니다.
당장 앞에 놓인 시련 때문에 그 분이 사랑과 능력의 하나님인 것을 모르고 의심하면 영적 치매에 걸린 것입니다.
또한 영적 건망증 때문에 지금까지 나를 보호해 주시고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고 살아가면 안됩니다.
영적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날마다 하나님을 정확히 알아가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는 나의 감정이나 느낌으로 함부로 하나님을 판단하면 안 됩니다.
그 대신 불변하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암송해서 날마다 하나님의 성품을 배워가야 합니다. 또한 영적 건망증에서 회복되는 방법은 어떤 일을 경험하든지 이 일을 통해서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기억하기 위해 힘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내면화된 감사를 입술로 고백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아갈 때 영적 치매에서 벗어날 수 있고 하나님께 감사할 때 영적 건망증에서 회복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영적 치매의 약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며 영적 건망증의 약은 감사의 실천입니다. 영적 치매와 건망증에서 벗어나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게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