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칠곤 목사(크릭사이드 한인교회 담임)
소쿠리 신앙의 삶
시애틀 5월은 산과 바다에 가면 먹을 것을 마음껏 수확할 수 있는 추수의 계절이다.
바다에
가면 미역ㆍ조개ㆍ구이덕을 캐고 바다의 인삼인 함초를 따서 냉장고에 보관을 해 놓으면 수 개월동안 바다의 천연식물을 먹을 수 있다. 산에 가면 나무가 무성하지 않으면서 햇살과 약간의 습한 곳이면 고사리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러한 들판에서 조금만 허리를 숙이고 기쁨으로 고사리를 꺾으면 한 해동안 고사리를 먹을 수 있고 또한 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줄 수 있으며 시애틀 봄의 계절에 소출되는 삶의 재미를 전할 수 있다.
고사리를 꺾어
집에 가져온 후에 그것을 뜨꺼운 물에 삶아서 따가운 햇살에 말리는데 하루나 이틀이 소요가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도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야채를 담구어 놓고 물기를 빠지도록 하는 소쿠리이다.
소쿠리의
유용한 또 다른 기능은 고사리가 마른 후에 꼭지를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소쿠리가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비유로 사용된다. 소쿠리가 물속에 담겨 있으면 물이 가득 담긴 것 같으나 막상 물에서
빼어 내어 보면 빈소쿠리가 된다.
이것은 신앙인의 이중적인 모습을 지적하는 것으로 신앙을 가진 사람이
교회안에서 예배를 드리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지만 막상 교회 밖에 나오면 아무런 은혜를 받지 못한 사람처럼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신앙관을 가진 사람은 하나님으로부터
영적인 체험을 경험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성결의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모르고 살아간다. 그래서 한발은
세상에 걸어놓고 다른 발은 교회에 걸치는 것으로 상황에 따라 마음과 몸이 바뀌는 신앙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은
육신이 살아 있는한 세상과 떨어져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러나 신앙인은 세상 속에 살고 있지만
세상의 노예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살아간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는
죄인된 인간들을 죄로부터 자유하게 하고 흠이 없는 삶을 살게 하기 위해 죄인들을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으셨다.
구원의
주님을 나의 구주로 영접하는 자는 하나님에게서 양자로 택함을 받아 그리스도를 영화롭게 하는 삶을 살게 된다. 예수님은
주를 믿는 제자들에게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고 가르치셨다.
그리스도인에게 세상은 가족ㆍ직장ㆍ 운동ㆍ돈ㆍ섹스ㆍ명예ㆍ권력과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삶에 필요한 요소들이지만 예수님은
세상을 우상으로 섬기며 주님을 동시에 섬기는 균형있는 삶을 살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로 인정하고
고백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세상속에 살지만 완전한 사랑의 실체인 예수님처럼 성화된 삶을 살기 위해 매일같이 경건 훈련의 삶을 산다.
그런데 만일 그리스도인이 성결의 삶을 살지 아니하고 세상과 주님을 두 주인으로 섬기며 신앙생활을 한다면 ‘소쿠리 신앙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러한 삶에서 변화하기 위해서는 7일의 삶 가운데 6일은
영적인 경건훈련과 1일은 안식일을 온전히 지키며 교회에서 영적인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영적예배는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몸의 지체들이 유기적인 거룩한 공동체를 이루며
하나님의 이름을 믿음의 공동체가 찬양하는 것이다.
한 죄인이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함을
받았다 할지라도 육신의 연약성 때문에 언제든 죄의 유혹에 넘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신앙인이 진리이신
예수님의 말씀으로 성결의 삶을 살아간다면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는 삶을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을 능히 다스릴 수 있는 영적인 권능을 가지게
된다.
소쿠리 신앙은 결코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수 없기에 영적인 성숙도 경험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