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목사
루터교 은퇴/미주 크리스천 문인 협회원
예수 탄생이 왜 Merry Christmas 인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우리에게 떠오르는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약성경(마태복음 2:1~15, 누가복음 2:1~14)에 나오는 아기 예수가 탄생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동방으로부터 3명의 박사들이 그 먼 길을
마다하고 찾아와 주님의 나심을 축하합니다.
여기서
‘박사’는 고대 페르시아 사제계급으로 별 모양을 보고 길(吉)과 흉(凶)을 점치는 점성술사들을 말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말은 ‘박사’보다는‘동방’이라는 낱말입니다.
원어로
‘아나토레(ανατολη)’라 하는데 ‘아나텔로(ανατελλω)’에서 온 낱말로 ‘떠오르다’, ‘빛이다’의 뜻을 지닌 동사에서 왔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해는 항상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집니다. 성경에서 해는 ‘하나님’을 뜻하며 어두움(스코티아-σκοτια)을 밝히는 빛(포스-φως)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나는 세상에 빛으로 왔나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한다”고 했습니다(요한복음 12:46).
이
어두움을 정복하고자 태어나실 때도 낮이 아니고 밤에, 그것도 짐승의 먹이통인 말구유에서 태어났습니다. 이것은 주님이‘생명의 양식’으로
곧 하늘(하나님)양식임을 뜻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는 아는 사람만이 알고 있기에 비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밀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면 이미 비밀이 될 수 없기에 아는 사람만이 알 수 있도록 제한되어 있는데 하나님의 비밀은 모든
사람이 다 알기를 원하십니다.
이
비밀이 바로 ‘그리스도 안’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 감추어져 있는 비밀 속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있습니다(골로새서 2:1~3).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이 비밀을 비밀의 원어인 ‘무스테리온(μυστηριον)’의 동사 ‘무에오(μυεω)’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동사의 뜻은 ‘눈이 감기다’의 뜻입니다. 육안의
눈이 감기면 앞을 못 보듯, 우리 영안의 눈이 멀어도 볼 것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1500년대
남미 아마존 강변에 계곡으로부터 금싸라기들이 물살에 떠밀려 그렇게 많이 내려왔는데도 그곳 원주민들은 전혀 금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그것들이 금임을 금방 알아차리고 그 나라에 정착해 금부터 먼저 챙기게 됩니다. 결국 이로 인해 브라질을 제외하고 그 큰 남미 땅덩어리가 300여년간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지를 잘 보여줍니다.
성경에서도
호세아 선지자는 “내 백성이 지식이 없어 망했다”고 했습니다(호세아4:6).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간다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앎으로 은혜와 평안히 넘치기 때문만(베드로후서 1:2)이 아니라 그 지식이 가장 고상한 지식이기 때문입니다(빌립보서 3:8).
동방
박사들은 이 비밀에 가려진 보화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이 기회를 놓칠세라 찾아 나선 것입니다. 아기 예수가 ‘만왕의 왕’이라는
비밀을 알아보았기에 황금(크루소스-χρυσος)을 드렸고, 만인의
제사장이심을 알아 유향(레바노스-λεβανος)을, 그리고
또 선지자(예언자)임을 알아 몰약(스므르나-σμυρνα)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고대 풍습에서는 왕을 알현할 때 예물을 가지고 가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사무엘상 9:7~9).
다시
설명을 하자면 여기서 왕은 죽음까지도 다스리시는 분임을 뜻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죄의 삯이 사망이므로 죄 용서의 해결사 뜻으로 유향을, 그리고 죄 용서로 어둠에서 빛으로 인도되어 우리를 푸른 초장으로 인도케 해주시는 분이 주님이므로 몰약을 드린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기 예수의 탄생이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아름다운 소식(로마서 10:15), 즉 복음의 소식이라 했습니다. 주님의 성탄을 ‘Merry Christmas’라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윗 왕은 “주께서 내 영혼을 사망에서, 내 눈을 눈물에서, 내 발을 넘어짐에서 건지셨다”고 고백했습니다(시편 116:8).
바로 이 같은 다윗의 고백이 이제는 바로 저희들의 고백이 되는 올해 성탄절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