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예상 상대적으로 많아
경기 기복에 민감하며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딘 소규모
자영업에 많이 종사하는 서북미 지역 한인들이 직업관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N과 협력사인 한국일보 시애틀지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미주 한인들에게 유망 업종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44.4%가 “자영업은 희망이 없고 직장인이 낫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부동산’을 꼽은 비율이 17.8%였고,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모텔ㆍ그로서리ㆍ테리야키 등 요식업은 6.7%에 머물렀다. 특히 융자업과
세탁업소를 유망업종으로 보는 비율은 3%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인들의 미국 이민 역사가 110년을 넘은 가운데 서북미 한인 1세들도 자영업을 통해‘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물론 그 이유는 ‘월급쟁이’에 비해 수입이 상대적으로 많은데다 언어 등의 문제로 고수입의 전문직을 잡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주로 테리야키ㆍ세탁소
등 소규모 자영업으로 시작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그로서리로 진출하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활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간주돼왔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매출이 안정적이고 규모가 있는 모텔업으로 진출하면
꽤 성공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부동산과 융자업도 큰 자본 없이 개인 비즈니스로 큰 인기를 끌었던 한인 주력
업종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장기화한 불황으로 한인 주력업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한인 상당수가 기존 한인 주력업종이었던 자영업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고 주류 기업을 포함해 직장인을 안정적인 직업으로 선호하게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나마 직장인 다음으로 부동산을
꼽은 것은 과거 유망 직종이었던 데다 최근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세탁업과 융자업에 대한 선호도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은 불황 초기에 직격탄을 맞았던 것에 대한 이미지가 현재도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업관에 대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고 판단하는
비율이 43.4%에 달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은 기존 자영업을 통해 내 집 마련과 자녀교육을 마쳤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 한인 가운데 가족 전체가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지 않은 가구는 4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5% 정도는 가족 모두가 건강보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워싱턴주 주민들의
무보험 비율이 16%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보험 없는 한인들이 10% 포인트 가까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또 서북미 지역 한인들 가운데 46.9%는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집값이 다시 떨어질 것”이란 응답도22.5%로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