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인기제품 ‘홉 밸리’도 밀러-쿠어스에 합병돼
대형 맥주업체들이 오리건주의 소규모 독립 맥주 양조장 인수에 뛰어들어 업계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래프트 비어’ 또는 ‘마이크로 브루어리’로 불리는 이들 소규모 맥주 브랜드의 시장 확대와 주류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업체들의 전략이지만 전통의
크래프트 맥주 업계에선 특유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2위 맥주회사인 밀러-쿠어스는 지난달 29일 유진의 ‘홉 밸리 브루잉’사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밀러는 이에 앞서 지난달 초 조지아주의 크래프트 맥주회사 ‘테라핀’을 사들였다. 두 양조장은 밀러-쿠어스의 크래프트 맥주 담당 계열사이자 블루문, 라이넬쿠겔, 세인트아처 등이 속해 있는 ‘텐스 블레이크’로 편입된다.
홉 밸리는 200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유진을 대표하는 크래프트
맥주 중 하나로 자리잡았으며 지난해 맥주 생산량은 약3만8,000배럴에 달했다.
홉 밸리는 밀러-쿠어스에 합병된 후 계속해 양질의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 경쟁력을 강화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판매 및 유통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세계 대형 맥주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커지는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군침을 흘리기도 하지만
크래프트 맥주 업체들도 지역을 넘어 전국 또는 세계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공룡 맥주기업체와의 합병 바람에 동참하고 있다는 분석과 일맥상통한다.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은 작년 기준으로 오리건주에만 230개, 전국적으로는 4,000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80년 단 8개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가히 폭발적인 성장이다.
전국 크래프트 맥주회사들의 출고량을 모두 합친 수치는 8년 연속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작년에도 13%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빨리 성장하는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대형 맥주 기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업체간의 이윤에 초점을
맞춘 거래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독과점 대형 맥주 업체 제품에 편견을 갖고 있는 애주가들은 이들의 합볍으로
인해 지역 특산 크래프트 맥주의 가치가
잠식당하고 결국 고유의 맛마저 퇴색될 것으로
우려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고유성
상실 논란을 떠나 대자본과 독립 크래프트가 지닌 개성의 결합은 충분히 매력적이어서 대형 맥주 업체들의 오리건 크래프트 맥주 인수 행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