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추가 수출 규제땐 부족 사태 심화될 듯
코로나19가 일으킨 생필품 사재기와 공급망 파괴, 수출 규제 때문에 오는 4~5월에 전세계에 식량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특히 중국과 신흥 국가들의 식량 안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주 "각국의 봉쇄로 인해 해운업이 침체되고 공급망에도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히 물류 분야의 붕괴는 앞으로 몇 달 안에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나아가 유엔 식량안보위원회(CFS)는 "국경 및 공급망에서의 붕괴가 식품 공급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물류망 교란에 더해 식량 생산국들 수출 중지 : 최근 몇주간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의 국경이 닫히면서 쌀이나 밀같은 식품도 수출이 제한되고 있다.청궈챵(程国强) 중국 통지대학 경제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아프리카와 중동의 메뚜기 떼 위기와 맞물려 코로나로 인한 사재기와 수출 제한, 공급망 교란이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전문가들은 특히 이 상황이 중국과 신흥 국가들의 식량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본다.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지난 27일 자국의 곡물을 비축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신규 수출 계약 체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국내 공급 부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가격이 두 배로 뛰자 일주일 동안 계란 수출을 금지했다.이 때문에 직격탄을 맞은 나라는 홍콩이다. 태국과 베트남에서 쌀 80%를 수입하는 홍콩에서는 주민들이 생필품을 사기 위해 지난 주말에 상점 밖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하지만 쌀은 많은 대형 슈퍼마켓에서 다 팔렸고, 그외 다른 상점에서도 쌀 두 봉지와 계란 두 상자의 구매 한도가 부과되었다.◇ "식품 수입 다변화못한 국가들, 4~5월 위기 맞을 것" : 분석가들은 식량 생산국들에서 추가적인 수출 규제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수입원을 다변화하지 못한 나라들의 식량 부족이 더 극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FA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막시모 토레로 컬렌은 "식량 공급 붕괴가 4월과 5월 사이에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중국은 특히 동물 사료로 널리 쓰이는 대두가 자급률 20% 미만으로, 외국 의존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는 정상적으로 수입되고 있지만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 등 콩 수출국 물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수입 의존도가 높은 연어, 새우같은 일부 특정 식품은 이미 인도, 베트남, 노르웨이 등 수출국에서의 물류 문제로 중국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식품 수출국이라 할지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사회조사기관인 맥크린들에 따르면 호주는 코로나로 인한 사재기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식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맥크린들이 3월19~23일 사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0% 이상의 호주인이 코로나로 인해 행동 양식이 변했다고 답했고, 30%는 평소에 사던 물건 규모보다 더 샀다고 답했다. 6%는 '패닉바잉'(panic buying·공황 상태 속 대량 구매)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공급망의 안정성이 흔들리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