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문학
전공 박아현 학생 2박3일 시애틀찾아 인터뷰 취재
서북미문인협회 이사장 내년
봄 프리젠테이션 때 초청 받아
서북미문인협회
이사장인 조영철 시인이 세계 최고 명문인 하버드대 논문의 주인공이 돼 화제다.
현재
하버드대 영문학 전공생으로 올 9월 새학기에 4학년이 되는 한인 대학생
박아현양(21)은 29일 시애틀을 찾아 이틀 간에
걸쳐 조 시인과 인터뷰를 가지고 31일 돌아갔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어가 다소 서툰 박양을 위해 아버지 박정호씨가
동행했다.
박양은
인터뷰에서 올해 팔순을 맞은 조 시인의 삶은 물론 그의 작품 하나 하나가 어떤 과정과 생각 속에서 쓰여 졌는지를 묻고 녹음했다. 박양은 이 인터뷰를 토대로 조 시인의 삶과 문학에 관한 논문을 써 내년 봄 하버드대에서 프리젠테이션 할 예정이다.
박양은
내년 발표 행사때 가능하면 조 시인이 직접 하버드대를 찾아줄 것을 요청했고, 조 시인도 건강 등 상황이
적당하면 참석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고등학생
때 가족이민을 온 한인 1.5세 아버지 박정호씨와 박도숙씨의 1남
2녀 중 장녀로 1997년 미국에서 태어난 박양이 조 시인에
관한 논문을 쓰게 된 동기도 흥미롭다.
세계적인
세익스피어 전문가인 하버드대 석좌교수 마크 쉘 박사로부터 비교문학 수업을 듣던 중 ‘미국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쓰여진 문학작품을 번역해보라’는 과제를 받았다.
대학
진학후 2년간 한국어를 공부한데다 한국을 모국으로 둔 박양은 미국내 한국 작가를 찾기로 마음 먹고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전국 대학도서관끼리 자료 교환이 가능해 남가주대(USC)
도서관을 온라인으로 접속해 한국 작품을 검색하다가 ‘미주문학’에 실린 조 시인의 작품 ‘별과 함께’를 보게 됐다.
박양은
다소 난해하지만 자연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함께 슬픈 정서가 내재돼 있는 조 시인의 작품에 빠져 들어 이 작품을 번역해 과제로 제출했다.
번역 작품을 본 쉘 교수는 매우 흥미로워 하면서 조 시인의 작품을 추가로 번역해볼 것과 직접 시애틀을 찾아가
인터뷰한 뒤 추가 논문을 제출해볼 것을 제안했다.
쉘 교수는
박양에게 시애틀 방문 경비를 마련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해줘 박양은 학부생으로는
드물게 논문 연구기금까지 받아 시애틀을 방문하게 됐다.
박양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춘 시애틀에 와보니 조 시인께서 자연에 대한 애착이 왜 그처럼 강한 지 알게
됐다”면서 “조 시인으로부터 이민자는 물론 해외에 살면서
모국어로 작품을 쓰는 작가로서의 삶과 작품 활동 등 훌륭한 이야기를 들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박양은 가능하면 울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한 뒤 미국 유명 한인작가인 이창래씨처럼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원래
1977년 파라과이로 이민 갔다가 1986년 다시 미국으로
이민 온 조 시인은 2008년 시집 <시애틀 별곡>을 펴냈다.
조 시인은
“내 시를 보고 팬이라며 가끔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는데 하버드대학의 논문 주제로 다뤄진다고 하니 쑥스럽기도
하지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